'고민정 재난지원금' 논란…野 "표 구걸·룸살롱 골든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소위 ‘고민정 긴급재난지원금’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야당은 고민정 서울 광진을 후보 당선을 조건으로 내걸고 긴급재난지원금 100% 지급 추진을 약속한 것에 대해 “매표 행위·룸살롱 골든벨”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여당은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하루 앞둔 14일 각종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재난지원금 받으려면 표 팔고 구걸해야 되는 것이냐”며 “국모 하사금이 아니지 않느냐. 국민 혈세를 이용한 추악한 매표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임윤선 선대위 상근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혈세인 재난지원금으로 여당을 찍으라고 협박했다”며 “국민의 마음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국민무시 발언”이라고 거들었다.

문정선 민생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 룸살롱 골든벨이냐”며 “국민 세금을 쌈짓돈처럼 흔들며 매표를 강요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김종철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실언 중의 실언”이라며 “즉각 취소하라”고 했다.

반면 전날 “고 후보를 당선시켜주시면 (중략) 민주당은 100% 국민 모두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던 이 원내대표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전 국민 1인당 긴급재난지원금 50만원 지급’ 주장을 꺼내 들면서 반격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 대표는 국민의 세금이 야당 대표 마음대로 푸는 선물 보따리로 알고 그런 얘기를 했겠느냐”며 “우리 국민을 너무 얕잡아보고 황 대표가 그런 얘기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여성 비하 발언이 쏟아진 팟케스트 방송에 출연했던 김남국 민주당 경기 안산단원을 후보자에 대한 여야 간 사퇴 공방도 이어졌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다소 부적절한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도가 그렇게 심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서 당에서 무슨 조치를 취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당 차원의 추가 조치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여성 국회의원·후보자·당직자는 공동 명의 성명을 내고 “이 사태를 축소·묵인하고 넘어간다면 민주당이야말로 본인들이 비판한 ‘텔레그램 n번방 가담·방조자’들과 다를 바 없는 ‘사회적 성범죄 방조자’”라며 김 후보자에 대한 사죄와 제명을 압박했다.

다만 통합당 일각에서는 이런 논란도 차명진 전 의원(제명으로 경기 부천병 후보자격이 박탈됐으나 법원이 제명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의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는 발언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서울 지역 통합당 후보자 캠프 관계자는 “막판에 막말러들 때문에 우리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