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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길어지고 더워졌다…100년 뒤엔 겨울 사라져

이지현 기자I 2016.08.23 19:00:45

20년전 99일에서 올해 106일 넘어서
8월 들어 평균기온 평년 대비 3.6도 높아
"100년 뒤 여름이 1년 중 절반이상 될 것"

폭염을 피해 다리 밑으로 몰린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지현 한정선 기자] 가을의 문턱 ‘처서’(處暑)에도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최고기온은 33도로 집계됐다. 처서는 늦여름 더위가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며 가을을 재촉한다는 절기지만 이제는 여름의 한복판이다. 기상청은 오는 주말을 기해 무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여름의 시작은 빨라지고 기간은 길어졌다. 기상청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삼는다. 이 기준으로 하면 1996년 여름은 5월 16일에 시작돼 8월 26일까지 99일 동안 지속했다. 올해 여름의 시작은 5월 9일이었다. 106일이 넘도록 여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8월 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평균기온은 29.8도였다. 평년(1981~2010년)기온(26.2도) 보다 3.6도 더 높았다. 지난해(27도)와 비교해도
평년, 2015년, 2016년 8월 평균기온 현황
2.8도나 높다.

특히 우리나라 주변 해양 수온과 해수면 상승률은 전지구 평균(0.85도·1.4㎜/년) 보다 약 2∼3배 높은 것으로 관측돼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당초 예상됐던 2100년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평균기온이 0.1도만 상승해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대표적 온대 작물인 사과는 1900년대 중반까지 경북 대구 근교가 주산지였으나 기후변화로 주산지가 충청도와 경북 강원지방으로 북상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100년 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겨울은 없어지고 여름이 1년 중 절반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며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기상이 나타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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