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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선긋기’에도 안철수發 신당론에 국민의힘 내분 조짐(종합)

박태진 기자I 2020.11.10 18:00:00

金 “관심없어”…지상욱 “安, 주인 욕심 그만 내야”
장제원, 통합반대파 저격…“기득권 내려놓고 힘 모아야”
김기현, 反文연대 위한 ‘빅 텐트’ 칠 적기 강조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승리를 위해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흡수통합론을 내세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을 그었지만, 당내 의견이 분분해 내분 조짐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보궐선거에서 야권 승리를 위해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 신당론에 회의적

우선 국민의힘 당내 지도부는 흡수통합론을 내세우며 안 대표의 제안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안 대표의 창당 제안에 “일부 의원들이 안 대표의 이야기에 동조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안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문(反文)연대해서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시는데 이제 그만하시라”며 “정치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 무조건 야권이라고 모두 통합해야 혁신이 아니다. 그럼 정의당도 야권인데 통합 대상인가”라고 했다. 이어 “혁신, 혁신 많이 들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아직도 국민은 이해를 못한다”며 “그냥 반문연대해서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시는데, 이제 그만해달라”고 덧붙였다.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안 대표에게 보궐선거 국면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달 들어 보궐선거와 관련해 야권 대통합을 거론하며, 학계에서 개최하는 각종 강연에도 참석하며 대외활동을 넓히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지금이 반문연대를 위한 빅 텐트를 칠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사진=이데일리DB)
“국민의힘, 포용적 자세로 문 열어야”

반면 국민의힘 일각에선 안 대표의 제안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제원 의원은 안 대표의 신당론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통합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합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통합”이라고 화답한 반면, 이를 반대하는 지 원장을 오히려 쏘아붙였다.

장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토록 적폐라고 몰아붙였던 한국당과는 왜 통합을 하셨나, 새로운 보수당은 도대체 몇 번을 창당했나”라며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 보수당-미래통합당 4년 만에 5번이라면 9년 만에 5번이 그리 잦은 것 같지는 않다”고 비꼬았다. 통합을 강조하며 창당을 거듭해온 바른정당계 출신인 지 연구원장의 이력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모두가 겸허하게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민의힘, 국민의당, 무소속 모두가 힘을 합쳐 집권하는 것만이 정권을 상납한 우리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이 반문연대를 위한 빅 텐트를 칠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자유·보수·중도·우국(憂國) 진영을 통합해 반문연대를 출범시키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당이 단일 후보로 순수혈통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그는 “야권의 맏형 격인 국민의힘이 보다 포용적 자세로 문을 과감히 열고 큰 틀의 반문연대 정치 구도를 새롭게 짜나간다면 국민 사랑을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지금 정당 간 통합논의는 시기상조라 하더라도, 더 늦어지기 전에 최소한 후보 간 통합의 길은 열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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