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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낼 돈 없어" 인천공항 면세점 주인찾기 어렵네

김무연 기자I 2020.04.21 16:56:03

그랜드면세점 사업권 포기… 시티면세점도 좌초 위기
8월 기존 사업자 계약 종료하는데 신규 사업자 없어
한 달 단위로 기간 연장 유력… 면세업계 반응 ‘글쎄’

코로나19로 이용객 발길이 끊겨 한산한 인천국제공항(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4기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 입찰에 나온 10곳 중 7곳이 유찰된 가운데 나머지 3곳 중 시티플러스 면세점이 보증금 부담에 계약 체결 시기를 미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현대백화점과 그랜드듀티가 계약을 체결한 2곳만 사업을 시작할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이 유찰된 사업권들의 경우 기존 사업자들과 계약 기간을 일정 기간 연장해 운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천공항이 새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재입찰 일정조차 결정해 사실상 9월까지 새 사업자를 선정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면세점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인천공항의 계약 기간 연장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 해당 사업권에 영업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조차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은 4기 면세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시티플러스면세점과 계약 체결을 내달 6일로 연기했다. 시티플러스면세점이 계약체결 기한인 지난 16일까지 임대보증금을 내지 못해 인천공항에 계약 기간 연장을 요청했고 인천공항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계약체결 기간이 연장됐다 하더라도 시티플러스면세점이 보증금을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면세점 업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업 지속에 따른 실익이 적기 때문이다. 앞서 시티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면세점으로 분류되는 그랜드백화점 또한 지난 9일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해 신규 사업권을 포기했다.

대기업 사업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미 DF3, DF4 사업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인천공항과 계약 체결을 하지 않았다. 이럴 경우 각 사업권의 차순위자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과 원칙적으로 개별 협상에 들어가야 하지만 이미 양사가 신규 사업권을 포기한 상태로 사실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8월 계약이 만료되는 8개의 사업권 중 9월 새롭게 문을 열 수 있는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업권을 따낸 DF7과 엔타스듀티프리가 수성한 DF10 두 곳뿐이다. 신규 사업자를 찾지 못한 나머지 사업권은 기존 사업자들과 한 달씩 임대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공항 입점 A면세점 관계자는 “보통 계약 외 임대기간 일시 연장을 할 때는 임대료를 대폭 삭감하는 등 어드밴티지를 주기 마련”이라면서도 “다만 면세점 업황이 좋지 않아 연장 계약을 제안받는다 하더라도 응할 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 관계자는 “아직 재입찰 일정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어 9월 신규 사업권자가 없을 상황을 가정하긴 어렵다”면서도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편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 3사는 인천공항의 임대료 감면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단서조항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은 입점 사업자들의 임대료 인하 신청서를 받으면서 내년도 임대료는 승객 수 감소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고 올해 최소보장액으로 받겠다고 해 면세업계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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