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산업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르면 내달 ‘해외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 용역’이 마무리되면 한국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연구용역은 공기업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게 초점”이라며 “작년에 국회, 언론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정리하고 넘어갈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업부 담당 부서에서는 이들 3사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비롯해 사업실적을 현미경 보듯이 살펴보고 있다. 업계에서 ‘저유가 시기는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최적기’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산업부는 “지금은 투자가 아니라 내실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선을 긋는 입장이다. ‘공기업 군살빼기’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우선 해외 자원개발사업 예산을 지속적으로 감축시키고 공기업 스스로 부채비율을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산업부는 해외 에너지 국영기업의 △예산 감액 △비핵심자산 매각 방식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산업부는 일반적인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비슷한 원리로 부실자산 매각 등을 하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민간과 달리 5년 이상 장기간 투자한 뒤에 20~30년에 걸쳐 이익이 나는 해외 자원개발 구조를 고려해 매각 대상·규모를 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산업부가 선정하는 매각 사업 대상은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관계자는 “6개월~1년 이상 걸리는 매각 시간, 매각 가격 등 사고파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계획대로 되기 힘들다”며 “‘10여개를 매각하라’는 감사원 권고대로 진행되는 게 무리가 있어 매각 대상은 현실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3개 에너지 공기업의 24개 해외 자원개발 사업(2003~2014년)을 분석한 결과 31조4000억원이 이미 투자됐고 앞으로 34조3000억원을 더 투입해야 하나 투자금 회수는 불투명하다. 감사원은 이중 10여개 사업이 우선 매각 검토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이 매각 리스트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부실 논란이 제기된 다수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손실 금액만 2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 1조2000억원 손실을 입은 영국 다나 유전 인수가 여전히 논란이 됐다. 이외에도 △수년간 수천억원씩 적자가 이어지는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사업 △부도난 사업을 인수하는데 1조원 넘게 투입한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 △알카에다 거점 지역에 가스개발 투자가 진행된 이라크 아카스·만수리아 사업이 논란이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공기업의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공기업별로 자원탐사, 개발, 구매를 담당해 오던 것을 기능별로 한 공기업에 몰아주는 방식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자원 구매 기능을 모두 석유공사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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