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근본적으로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의 호출시스템 알고리즘을 파악하기는 어려운데다 제도상으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가 불가피해 ‘보여주기식 규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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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플랫폼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호출 앱을 이용한 골라태우기, 가맹택시 우선배차 서비스 등 불법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시 암행단속반이 이달 말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단속반은 미스터리 쇼퍼(고객으로 가장해 기업의 직원 서비스 따위를 평가하는 사람)로 가장해 직접 택시를 호출하고 탑승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중점 단속 대상은 카카오택시가 자사 가맹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 여부다. 또 택시 호출앱을 악용해 예약표시등을 켜놓고 장거리 승객을 골라태우는 행위 등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현재 전국 택시 25만대 중 서울 지역 택시는 7만2000여대로 30%에 달한다. 서울 택시 8대 중 1대 꼴인 약 1만대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다. 이들 카카오 가맹택시에게 요금이 더 나오는 먼 거리나 도심 등 선호지역 우선 배차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택시업계에서는 만연한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택시 단체들이 카카오 가맹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현재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카카오T 가맹 택시를 운영하는 한 기사는 “카카오T블루는 콜이 올 때 수락하지 않아도 일반과 달리 자동배차되는데다 수수료도 훨씬 많이 내기 때문에 자동 배차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다만 카카오T측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달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콜 몰아주기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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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맹 택시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 챙기기도 택시업계를 위기로 만들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문충석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카카오T 블루에 대한 가맹의 대가로 매출액의 20% 달하는 수수료(지원금 보조 등을 제외하면 최종 3.3% 납부)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택시업체에 상당한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며 “독점적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규제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T가 올 3월 비가맹 택시기사를 상대로 도입한 프로 멤버십도 대거 손질될 전망이다. 이 상품에 가입한 택시기사들은 배차 서비스 가입을 조건으로 ‘목적지 부스터’(원하는 지역·목적지 확인 후 우선 배차)나 실시간 콜 현황정보 제공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택시업계에서는 호출 앱 시장을 장악하는 카카오가 유료 배차 서비스를 무기로 지나친 장삿속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유료 서비스에 대한 정치권과 관련업계의 지적이 잇따르자 카카오모빌리티는 프로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9만9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인하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유지되는 한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서울시는 궁극적으로 제도 폐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승객 수요가 많은 주요 도심으로 프로멤버십 가입 택시기사들이 몰리면 변두리 등 나머지 지역은 일반 택시도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달 안에 현장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콜 몰아주기나 프로멤버십 폐지 등을 관할부처인 국토부에 건의하고 제도 개선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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