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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수난시대…'성 추문에 러시아 스캔들까지' 측근들 감옥행

김경민 기자I 2018.08.22 17:22: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정다슬 기자] 21일(현지시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매우 아픈 날이 됐다. 측근들의 감옥행이 잇달아 결정됐기 때문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성 추문과 러시아 관련 의혹들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69)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기소된 인물로는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매너포트는 총 18개의 혐의 가운데 세금, 은행 사기 등과 관련해 8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나머지 10개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의 혐의만으로 매너포트는 최대 8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8년에서 10년 정도의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의 러시아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첫 판결로, 특검 측의 수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유죄로 인정된 혐의들은 매너포트가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 이전에 발생한 것이지만, 이번 판결을 토대로 검찰은 추가 수사에 나설 수 있다.

매너포트는 2016년 3월 트럼프 캠프에 영입돼 1기 캠프를 이끌었으며, 트럼프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일등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매너포트는 러시아 쪽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왔으며, 2016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러시아 쪽 변호사가 만날 때도 함께 했다. 당시 매너포트와 트럼프 대통령의 큰아들인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대통령 사위로 백악관 선임 고문을 맡은 재러드 쿠슈너가 러시아 여성 변호사를 만났는데 이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트럼프 측에 먼저 연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는 관계가 없다”며 “러시아 공모와도 관련이 없다”고 말하며 최대한 관련이 없음을 표시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52)이 뉴욕 연방법원에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을 무마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돈을 지급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선거자금법, 금융사기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대신 46~63개월 형을 받기로 했다고 검찰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의리 대신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을 감형받는 ‘플리바겐’(Plea Bargain)을 선택한 것이다.

핵심은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해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불했는 지다. 코언은 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후보자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주된 목적으로” 돈을 지급하고 나중에 후보자가 돈을 갚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용한 돈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다.

앞서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2006년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에게 2016년 대선 직전 13만달러을 주고 입막음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과거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로 활동한 캐런 맥도걸에 대해서도 선거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 사실을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 15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쿠자미 검사는 “코언은 2016년 대선에서 두 여성을 입막음시키기 위해 돈을 썼고 이후 후보자의 회사에 송장을 제출해 그 돈을 환급받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코언의 변호사 래니 데이비스는 좀 더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코언이 (여성들에게) 돈을 지불할 게 유죄라면, 트럼프 대통령 역시 다를 게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대니얼의 변호사 마이클 아베나티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알았고, 언제 알았으며, 무엇을 했는지 질문을 던질 때”라고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루디 줄리아니는 “코언의 자백과 트럼프는 상관없다. 매번 해오던 거짓말”이라고 응수했다.

코언의 배신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즈(NYT)는 “이번 플리바겐이 연방검사와의 협조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정보를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제공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러시아정부가 물밑에서 지원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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