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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물(코크) 투자는 문제"…버핏에 직격탄 날린 애크먼

장순원 기자I 2015.11.12 15:21:43

멍거 버크셔 부회장 밸리언트 비판하자 발끈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빌 애크먼(49·사진)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5·사진)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애크먼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뉴욕 금융박물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코카콜라는 사회에 커다란 손실을 끼치는 기업”이라며 비판을 쏟아부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출처:WSJ
그는 “코카콜라는 세계 어느 기업보다 훨씬 많은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한다”면서 “설탕물(코크)을 추방해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애크먼이 갑작스레 코카콜라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사업을 위해 도덕적 사고를 완전히 무시했다”며 제약사 밸리언트의 윤리의식을 지적한 뒤 나온 반응이다.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는 밸리언트의 3대 주주로 지분 20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밸리언트는 의약품 값을 올려 폭리를 취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매출을 부풀렸다는 분식회계 의혹까지 받고 있다. 주가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상태다. 밸리언트는 올 들어 40% 이상 급락하며 평균 매입가격 아래로 떨어진 지 오래다. 지금 추세로라면 퍼싱은 애크먼이 회사를 창립한 2004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애크먼은 밸리언트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강조하며 밸리언트 주가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200만주를 더 사들이긴 것도 이같은 의중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멍거가 밸리언트를 공격하자 발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크먼은 “버크셔가 코카콜라에 투자한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버핏을 기념하기 위해 입장객에게 콜라를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했다. 애크먼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선배 투자자로 버핏을 거론하며 그의 투자스타일을 배운다고 강조해왔다. 그런 그가 궁지에 몰리자 버핏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수이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투자처인 코카콜라를 비판하며 우회적으로 버핏을 공격한 것이다.

애크먼은 평소 투자처를 고를 때 도덕적 기준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강조해왔다. 퍼싱은 “회원 모집으로 돈을 벌 뿐 이 조직에서 돈을 버는 판매원은 5000명 중 1명에 불과한 피라미드 판매 조직”이라고 주장하며 건강식품회사 허벌라이프를 공격하기도 했다.

애크먼의 퍼싱과 버크셔의 난타전을 보는 여론 반응은 싸늘하다.

밸리언트의 의혹을 폭로한 시트론 리서치(Citron Research)의 앤드류 레프트는 “도덕적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애크먼이 윌슨병(구리 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질환) 치료제로 돈벌이를 한 밸리언트를 지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애크먼은 정크푸드 대명사인 버거킹 모회사와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의 주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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