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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시작한 김 교수의 발걸음은 거침없었다. 제품 손질에 한창인 상인들에게 다가가 안 후보의 이름을 먼저 언급한 후 “제가 안철수 아내다, 명함 한 장 드려도 되겠느냐”며 손을 덥썩 잡았다. 국밥, 족발 등 음식점 주인들을 만나서는 “안철수가 의사지 않느냐. 코로나를 가장 먼저 종식시킬 수 있다. 남편 좀 밀어달라”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가까이서 보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는 행인들에게도 “좋은 모습 끝까지 보여드리겠다”면서 적극적으로 말을 붙였다. 사진 요청에도 매번 응하며 ‘손하트’를 만들었다. 최근 입국한 딸 설희씨의 안부를 묻는 시민에게 “설희가 격리 중이라 못 왔으니 또 내려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30분께 꼬박 시장을 돈 김 교수는 “남편이 어떤 공약을 가졌는지 저라도 먼저 알려 드리고 싶어서 왔다”고 광주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제가 순천에서 태어나서 3세 이후에는 여수에서 자랐고, 국민학교 3~5학년은 광주에서 다녔다. 외조부모가 광주에서 방앗간을 오래 하셨기 때문에 꼭 다시 오고 싶었다”며 자신이 ‘호남의 딸’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1시엔 광주 서구에 꾸려진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수습본부로 향했다. 막사에서는 “정치 쇼를 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김 교수는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추며 피해자들의 토로를 묵묵히 듣기만 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안 후보와 뉴스 상으로만 사고를 접하며 어떻게 진정돼가는지 보고 있었다”면서 “무슨 위로가 되겠나 싶고, 오히려 누가 될까 오기 힘들었지만 안 와볼 수 없는 마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가족들은 피해자가 살아서 구조되길 기다리고 있고 나도 희망을 절대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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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는 ‘곧 망할 거다’라고 직접 말도 했는데, 소프트웨어가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 분야라며 그래도 선택하더라”며 안 후보가 ‘안랩’을 창업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본인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그게 좋아하는 일이라며 해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