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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공모가 논란 의식?…자진 정정보고서로 '상세 설명'

김인경 기자I 2021.07.19 17:56:12

공모가 산정시 해외 비교군 설정 이유 등 강조
"전통금융지주와 근본적 차이점·차별적 특징" 강조
은행 대비 낮은 시장점유율·영업채널 제약 위험도 기재
증권가 '너무 비싸다' 목소리 의식한듯…공모가는 유지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다음 달 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카카오뱅크가 증권보고서를 자진해서 정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정정보고서에서 공모가 산출 당시 비교군이 된 해외사들을 선정한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비교군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시장의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카카오뱅크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정정보고서를 내고 공모를 위한 비교회사 선정 시, 비교 회사군을 은행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는 국내 상장 금융지주 및 은행으로 설정하지 않은 이유 등을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먼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전통 금융지주 및 은행과는 라이선스 측면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면서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과 이로부터 파생되는 높은 성장성 역시 기존 은행들과 단순하게 비교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할 때 비교군을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아닌 스웨덴 디지털플랫폼 노르드넷,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 브라질 결제서비스사 패그세구로 등에서 따온 바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와 함께 국내 증시에 이미 상장돼 있는 금융지주 및 은행을 비교군으로 삼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단순히 오프라인 점포 유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은행과 IT플랫폼의 특성이 결합된 인력 구성, 상품 기획, 마케팅 방식 및 점포, IT인프라 등 각종 영업자산의 보유·운영 형태의 차별화로 귀결됐다”면서 “기존은행들과 차별적인 사업적 특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권에 비해 높지 않은 시장점유율이나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한계 등도 추가로 기재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말 원화예수금 시장 점유율 2.3%, 원화대출금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사가 주로 영위하는 가계신용대출 시장으로 국한하면 같은 기간에 대하여 9.1%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1분기 말 4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금 시장 점유율은 20%대이며 케이뱅크만 0.4% 수준이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지 않는 ‘영업채널 제약에 따른 위험’도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당사가 은행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점포 부재에 따른 영업 채널상의 제약에 직면할 경우 당사의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당 일반고객의 최고 청약 한도도 변경됐다. KB증권의 경우 88만~105만주가 가능했지만 29만~ 35만주로 낮췄다. 일반투자자 배정물량(881만577~1057만2693주)은 동일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일반고객 최고 청약한도도 19만~23만9000주에서 19만~23만주로 변경됐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희망 공모가액 밴드는 3만3000~3만9000원을 유지했다. 회사 측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투자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정정했다”면서 “공모가 산정과는 상관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은행이고 다른 국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한다”며 “기존 국내 은행과 차별화한 비은행 서비스로의 확장이 어렵다는 의미다”고 지적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사측은 산업, 규모, 재무, 사업 유사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으나 금융업이 가지는 국가별 또는 지역별 특징, 금융당국의 규제 강도 등은 배제한 체 해외 디지털 금융 사업자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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