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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맛이냐 상표냐"…'곰'이 '호랑이'로 둔갑한 사연

정병묵 기자I 2023.04.11 17:48:46

'곰표밀맥주', 대한제분-세븐브로이 상표권 계약 만료
대한제분, 타 제조사와 '곰표생맥주 시즌2' 출시 예고
세븐브로이, '대표생맥주' 출시…곰표 연상 캐릭터 논란
대한제분 측 항의받고 '곰' 대신 '호랑이' 캐릭터로 변경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편의점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곰표밀맥주’의 ‘곰표’ 상품권 논란이 일단락됐다. 대한제분(001130)과 상표권 계약이 끝난 위탁 제조사 세븐브로이맥주가 제품에 ‘곰’ 캐릭터를 계속 채택했지만 대한제분의 항의를 수용해 ‘호랑이’ 캐릭터로 바꾸면서다.

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가 지난 3일 공개한 ‘대표생맥주’ 패키지 디자인(왼쪽). ‘곰표생맥주’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은 뒤 11일 공개한 ‘대표생맥주’ 새 디자인.(사진=세븐브로이)
세븐브로이는 11일 자사 대표밀맥주의 새 패키지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존의 곰 대신 호랑이가 맥주를 마시고 있는 이미지를 채택했다.

세븐브로이는 3월 31일자로 ‘곰표’와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곰표밀맥주’를 ‘대표밀맥주’로 이름을 바꿔 계속 판매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하지만 기존 곰표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곰 캐릭터와 녹색, 노란색 등 색상 이미지를 채택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한제분은 유사 디자인 사용 금지 관련 경고서한을 세븐브로이 측에 발송했다. 세븐브로이는 소비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긴급하게 호랑이로 디자인을 바꿨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법무법인과 변리사를 통해 상표권과 부정경쟁 방지법 등에 대한 검토를 받아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면서도 “소비자들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호랑이 디자인으로 변경·생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곰표라는 상표를 빌리기는 했지만 곰표밀맥주의 히트는 맛과 브랜드가 같이 결합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맛으로 보면 우리가 원조인데 마치 베낀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곰표밀맥주 캐릭터 디자인(사진=대한제분)
한편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와 계약 만료로 ‘곰표밀맥주 시즌2’를 선보이겠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회사 측은 이날 “세븐브로이가 빨리 디자인을 바꿔 다행이다”라며 “독창적인 기술과 다양한 맛을 구현할 수 있는 수제맥주 업체와의 협업을 준비 중이며, 올 여름에 곰표밀맥주 시즌2를 공개하겠다”라고 전했다. 곰표밀맥주는 곰표 브랜드에 수제맥주를 접목해 2020년 5월 출시 이후 5850만캔이나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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