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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품 인상가는 현재 GS25, CU에서 팔리고 있는 가격과 동일하다. 같은 롯데칠성 제품이지만 세븐일레븐이 이전까지는 더 낮은 가격을 받고 팔고 있던 셈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같은 제품인데 왜 세븐 점포만 더 낮은 가격에 팔고 있냐는 점주들의 이야기가 있었다”며 “점주들의 매출과 형평성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업계 동일 수준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GS25·CU·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은 국내 주류사의 출고가 인하를 반영해 제품 판매가를 병당 200~300원씩 내렸다. 대표적으로 하이트진로(000080)의 참이슬 병 360㎖ 판매가는 2100원에서 1900원으로 200원 인하했다. 진로이즈백 병 360㎖ 제품도 2000원에서 1800원으로 200원 내렸다. 롯데칠성 처음처럼 병 360㎖는 1950원에서 1900원으로 50원 낮아졌다.
출고가는 제조 공장 판매 가격을 말한다. 이후 편의점, 마트 등 각 채널이 매입 후 개별 매가가 매겨진다. 이때 세븐일레븐은 GS25, CU보다 더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는 얘기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당시 상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매가를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국내 주류업계는 지난해 말 정부 방침에 따라 세금 할인율 개념인 기준판매 비율을 도입했다. 이는 주세(술에 붙는 세금)를 계산할 때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경감시켜주는 세금 할인율을 말한다. 기준판매 비율이 커질수록 과세표준이 작아져 주세가 줄어들게 된다. 수입 주류보다 세금 부담이 많은 국산 주류의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 도입의 취지다.
이런 영향에 국내 주류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일제히 출고가를 내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과 새로의 출고가를 기존 대비 각각 4.5%, 2.7% 인하했다. ‘청하’, ‘청하 드라이’, ‘백화수복’ 등 출고가도 5.8% 낮췄다. 하이트진로 역시 참이슬과 진로의 출고가를 종전보다 10.6% 인하했다.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이 다시 뒤늦게 가격을 재조정한 것을 두고 여러 추측을 내놓고 있다. 같은 제품을 시장가와 다르게 책정하는 경우는 드물어서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 가격 경쟁력을 위해 낮게 책정했다고 하기는 사실 640㎖는 비인기 중량”이라며 “아마 상품기획자의 실수 등을 나중에 인지했다가 이를 재조정해 바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