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금지,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한 한국기업에 대한 보이지 않는 규제, 한류 콘텐츠 차단 등의 기존 조치를 유지하면서도 반한(反韓) 과격 시위는 막는 등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롯데그룹의 사드 부지 제공 결정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조치를 내놓으면서 강력한 목소리로 사드 배치를 비판하고 중단할 것을 촉구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뭇 달라진 것이다.
◇ 탄핵 국면에 中 추가 조치 주춤…국내 정치상황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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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측의 기류가 변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사드 배치 결정을 하고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미국과 일본에 치우쳤던 박근혜정부가 막을 내리자, 한국의 정권 교체와 이에 따른 외교 기조 변화 등을 기대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지금 국면에서 중국측 보복이 더 거세질 경우 양측 국민 감정이 극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양국 관계 뿐 아니라 차기 정부에서 한중 관계 설정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당분간은 국내 정치상황을 예의주시면서 ‘숨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측의 어떤 언행이나 조치가 한국 차기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아주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사드 관련 보복조치는 더 세지지는 않겠지만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아도 효과가 자연스럽게 파급될 거고 우리 피해는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中 보복조치 확대될 경우 경제성장률 1%p 이상 타격”
실제로 IBK경제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중국 내 반한감정 확산과 영향’ 보고서는 과거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문제로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었던 사례를 토대로 중국의 경제보복 영향을 분석한 결과 최대 147억6000만달러 가량 수출이 감소해 경제 성장률이 1.07%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수출과 관광, 콘텐츠 산업의 타격만을 추산한 것으로 수출 감소에 따른 수입 감소 등의 영향은 제외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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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장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수출에 대한 경제성장 의존도가 45.9%로 높고 특히 중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26%)가 높아 대중국 수출 둔화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일본에 비해 훨씬 클 전망”이라며 “현재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총수는 3592개이며 내수를 목적으로 진출한 기업이 많아 반한 감정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