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0만표'의 힘…공화당 이어 폼페이오·멜라니아도 "아직 안 끝났다"

김보겸 기자I 2020.11.11 17:54:43

선거 졌지만 역대 2위 득표 기록하며 건재 과시
“트럼프, 퇴임 후에도 공화당 쥐락펴락 가능”
눈치 살피는 공화당원들…열성 지지자들은 휘청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패자의 역습을 노리고 있다. 여전히 11·3 대선 결과에 불복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설사 백악관에서 쫓겨난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현 여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른바 ‘흑막’ 역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선 패배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흑막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사진=AFP)
인기 바탕으로 공화당 접수…막후 실력자 노린다

10일(현지시간) 더힐에 따르면 팀 머터 트럼프 재선캠프 대변인은 이날 ‘정치행동위원회(PAC)’ 지도부를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 위원회는 그가 퇴임한 뒤에도 공화당을 쥐락펴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PAC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연간 5000달러까지 자금을 후원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위주인 열성 지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하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그가 내세울 무기는 ‘인기’다. 8900만명에 이르는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린 그가 탄탄한 지지층과 자금을 바탕으로 자신과 이해관계가 같은 공화당 후보와 정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머티 대변인은 “(트럼프) 자신이 관심을 두는 후보들과 이슈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대표적 이슈로 부정선거를 꼽았다. 이번 미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퇴임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흑막 역할을 하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7100만표 이상을 얻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득표수로는 역대 후보들 가운데 2위다. 유권자 48%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며 출구조사에서는 공화당원 93%의 지지를 받았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낙선 대통령이 막후 실력자로 남은 사례도 있다. 1932년 대선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패배한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보수진영에서 사실상 지도자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사실상 대선 불복 대열에 합류했다(사진=AFP)
다시 트럼프 눈치 보는 트럼프의 사람들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애초 선거에 승복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관련 의혹에 대해 법률적 선택지 고려할 권리 100% 있다”며 소송전을 지지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최측근이자 외교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패색이 짙어지자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차기 대권을 위한 ‘거리 두기’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으나 10일 기자회견을 자청,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로 순조롭게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대선 불복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전해졌다. 대선 결과가 가려지면 퍼스트레이디가 후임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인계하는 백악관 관례를 깨고 아직까지 바이든 당선인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패배에 흔들리는 큐어넌(사진=AFP)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