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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복비에도 집이 안 팔려요”…‘거래세인하론’ 솔솔

강신우 기자I 2021.10.12 16:54:09

서울 아파트 9월 거래량 전달比 53%↓
2000가구 대단지 지난달 매매건수 ‘0건’
정계·업계 곳곳서 “거래세 인하” 목소리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최근 큰 평형대 아파트로 이사한 김 모(38)씨는 예상 외로 부동산관련 세금이 많이 나와 깜짝 놀랐다. 양도세에 취득세, 중개수수료까지 ‘갈아타기’ 하는 데 든 비용만 집값을 제외하고도 1억5000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집값 내가 올린 것도 아닌데 1주택자한테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신고가 거래와 거래가 뜸한 ‘거래절벽’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갈아타기 수요인 1주택자와 부동산중개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1939건으로 전달(4170건)대비 53.50% 감소했고 지난해 9월(3775건)과 비교해도 48.63% 줄었다. 계약일 기준이어서 이달 말까지 집계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축소할 여지는 있지만 현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2603가구) 아파트는 현재 전 평형대에 걸쳐 총 47건의 매물이 나와 있지만 지난달 기준 전월세 거래만 간간이 있을 뿐 매매거래는 단 1건도 없다. 화곡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매수세도 없는데 호가가 높아서 매매거래가 안 되는 분위기”라며 “손님이 없다보니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시장이 정체되다 보니 중개업소 개업건수도 올해 들어 최소치를 기록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소 개업은 1075건에 불과했다. 올해 1월 1833건 이후 꾸준히 감소해 1000건을 겨우 넘은 수준이다. 이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규제로 거래가 얼어붙었던 2019년9월 개업 건수(994건) 이래 가장 적다.

상황이 이렇자 취득세 등 거래세를 인하해달라는 목소리가 정계는 물론 업계 곳곳에서 나온다.

반값 중개수수료를 내건 D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의 중개수수료 인하방침에 따라 업계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반값 수수료에도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며 “아파트값이 6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취득세가 1주택자라도 3%대에 달하니 갈아타기 수요마저 사라진 것 같다. 거래세를 낮춰 매매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행 취득세는 6억원 이하 주택인 경우 1%이지만 6억원 초과분부터는 세율이 3%까지 오르는 구조다. KB리브부동산이 공개한 ‘9월 월간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의 중위매매가격은 10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9억원 초과시에는 1주택자라도 취득세율 3%를 적용한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질 좋고 값싼 주택 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거래세를 완화해 부동산 시장에 매물공급과 매매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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