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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발언에 정의봉 등장, 김영환 "반어법" 입장 고수

장영락 기자I 2023.03.09 19:38:55

김영환 충북지사 "반어법 모르는 사람 없을 거라 생각"
"정부 어려운 결정" 거듭 배상 해법 지지
충북도청서 시민단체 시위, 정의봉 등장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 정부 해법을 지지하며 친일파를 자처해 논란이 됐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정의봉’ 항의를 받았다. 김 지사는 “반어법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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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시민단체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 오천도씨는 충북도청에 ‘정의봉’을 들고 나타나 김 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정의봉은 백범 김구 선생 암살범 안두희를 살해했던 박기서씨가 자신이 사용한 도구에 붙였던 이름이다.

오씨는 앞서 세종시 한 아파트에 일장기를 게양해 파문을 일으킨 교회 목사를 고발하기도 했다. 오씨는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며 “심각한 모욕감을 느낀 충북 도민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과할 의향이 없다면 우리는 친일파 도지사를 그 자리에 둘 수 없다”며 “스스로 내려오던지, 양자택일하라”고도 말했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 과학기술부장관을 지내는 등 민주당계 출신이면서도 2010년대 이후 전향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지사는 7일 정부 해법이 발표된 뒤 논란이 되자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며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 지사는 “사과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라며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구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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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친일파가 되겠다는 반어법을 이해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표현이 강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또 “국가 안보와 경제 문제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거듭 정부 해법을 지지한 뒤 “나라의 운명과 미래, 우리가 처해 있는 정세를 생각할 때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하는 자세와 충정을 가진 사람들의 애국심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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