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할 필요 없다지만…빠르게 느는 中호흡기 질환 어쩌나

이명철 기자I 2023.11.30 17:31:28

중국 관영 매체 “폐렴 환자 급증대비 병상·인력 확충”
“초기 단계 치료 가능한 질환, WHO에도 투명성 입증”
중국 의료기관 시스템 시험대, 확산 차단할 조치 필요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물론 주변에서도 걱정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불과 3년여 전 중국에서 발생한 폐렴 질환이 전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을 가져온 코로나19로 번졌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코로나19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베이징의 한 어린이병원 외래 진료실에서 어린이 환자들이 부모와 함께 대기 중이다. (사진=AFP)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 전역의 병원들은 폐렴 치료를 위해 병상 및 인력 확충과 근무시간 연장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어린이 중심으로 폐렴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허난중의대 제1부속병원 소아과 부국장인 저우 롱이는 환구시보에 “소아과에 하루에 2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는데 이중 약 70%가 호흡기 감염 환자”라며 “많은 어린이들이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되면서 10월부터 병동을 찾기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허난중의대는 급증하는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예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던 곳에 소아병동을 개설했다. 베이징의 유명한 어린이병원인 수도소아과 연구소도 폐렴 환자를 위한 병상을 평소보다 40.6% 늘렸다.

주요 병원과 지역 보건 당국도 의료 시스템의 과중을 막기 위해 인플루엔자와 폐렴 예방 조치에 대한 정보를 지역 사회와 풀뿌리 병원에 전파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베이징, 상하이, 중국 중부 허난성의 여러 병원과 진료소에서는 올해 겨울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외래·입원 환자 방문이 눈에 띄게 증가했음에도 코로나19 초기 단계만큼 의료 시스템이 압도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측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폐렴이 새로운 병원체가 아닌 기존에 알려진 질환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선전 제3인민병원장 루홍저우는 GT에 “대부분 지역 병원이 효과적인 약을 처방하고 초기 단계에서 호흡기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남용에 따른 내성이 발생해 예전보다 환자가 많다는 분석이다.

환구시보는 “중국 보건 당국은 최근 증가하는 호흡기 질환이 이미 알려진 병원체에 의한 것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일부 해외 언론은 질병의 심각성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심지어 중국 투명성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본토 보건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에 현 상황을 지속 보고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입증했다”며 “중국은 공중 보건 위기에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고 감염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있다는 징후도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질환 증가가 코로나19처럼 새로운 병원체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더 큰 확산을 막기 위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SCMP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거나 특이한 병원체가 없다고 (질환) 급증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곳곳에서 기록적인 환자 증가세로 의료기관들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SCMP는 “국경 안팎에서는 필요한 건강 예방 조치를 채택하고 지역과 국제 감시 기관에 상황을 알리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