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신규 간호사 10만명 추가 배출…태움 등 인권침해시 면허정지

이연호 기자I 2018.03.20 17:35:03

보건복지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 발표
야간 근무 수당 추가 지급…간호대 정원 단계적 확대
공중보건장학제도 도입…복지부 내 간호업무 전담 TF 설치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신규 간호사 10만명을 추가로 배출한다. 또 입원병동 간호사들에 야간 근무 수당 추가 지급 위한 건강보험 수가를 신설하고, 태움·성폭력 등 인권침해 행위 시 면허 정지 등의 처분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열린 ‘2018년 제 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 대책’을 보고하고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의료기관 내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가 간호사들의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에 중점을 두고 국정과제에 포함해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호사연대 관계자들은 지난 달 3일 서울 광화문역 앞에서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복지부는 오는 2022년까지 신규 간호사 10만명·의료기관 활동 간호사 6만2000명 추가 배출 목표를 위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태움 근절 등 인권침해 방지 △간호인력 확충 및 전문성 강화 △간호서비스 질 제고 △간호인력 관련 정책기반 조성 5개 분야 25개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야간간호관리료 신설…태움 등 인권 침해 위반 시 면허정지

우선 복지부는 의료기관이 간호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간호관리료)를 간호사 처우개선에 사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간호관리료 가산에 따른 추가 수입분을 간호사 추가 고용 및 근무여건 개선 등에 사용토록 권장하고 이행 사항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야간간호관리료를 신설해 24시간 간호가 필요한 입원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과중한 3교대 및 밤 근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또 야간전담간호사들에 대한 지원 수준을 확대하고 근무선택권과 건강권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한다.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교대제 등 근무형태 개선을 위한 전문 노무사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과중한 3교대제 개선을 위한 근무형태 다양화도 지원한다.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 문화인 ‘태움’ 등 인권침해 근절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먼저 의료인 간 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 인권침해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면허정지 등 처분근거 마련 위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 의료현장 특성 상 의료인 간 인권침해가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 엄중 대처하고 재발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대한간호협회에 간호사 인권센터를 설립·운영해 신고·상담 접근성을 강화하고 주기적인 인권침해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필요시 법률자문, 성폭력 상담 등 구제 서비스도 연계한다.

사전 예방, 신고·상담, 구제방법, 2차 피해방지 등을 담은 ‘의료기관 내 인권침해 대응 매뉴얼’도 마련한다. 간호사가 전문 의료인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확립하도록 인식 개선 캠페인을 추진하고 인권교육을 강화해 의료기관 조직문화 개선을 유도한다. 아울러 간호계 태움 문화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신규간호사들의 업무 부적응 문제를 완화하고, 경력간호사들의 교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간호사 교육·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한다.

지난해 한 지방 소재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에 선정적인 장기자랑을 강요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대 정원 확대…공중보건장학제도 도입 추진

복지부는 간호인력 공급을 확대하고 유휴인력 재취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간호대 입학정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간호인력 부족 지역에 소재한 기존대학을 우선 고려해 정원 배분을 추진한다. 내년엔 간호대 입학정원을 올해 대비 700명 증원해 총 2만383명으로 한다. 현재 일반대학에만 허용하는 정원 외 학사편입을 일반대학과 동일하게 4년제로 운영 중인 전문대학(간호학과)까지 확대 추진한다. 경력단절 간호사들의 재취업을 위해 취업교육센터를 확충하고 이론·실습교육 제공 및 의료기관 취업연계를 지원한다.

간호대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장학금을 지원하고 취약지 및 공공의료기관 내 의무복무기간을 부여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 도입 방안 마련에 나서고, 간호대학에 지역인재특별전형 시행을 추진한다. 또 의료 취약지 내 의료기관에 간호인력 채용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간호사 인건비 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간호대학 실습교육 내실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산, 전문간호사 제도 활성화, 간호조무사 근무환경 개선 등 간호서비스 질 제고에도 나선다. 특히 전문간호사 제도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위해 현재 13개 자격분야를 현실성 있게 정비하고, 업무 범위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및 보상체계 강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현재 우리나라엔 마취, 정신, 가정, 감염관리, 호스피스, 노인, 종양, 아동, 중환자 등 13개 분야에 약 1만3000명의 전문간호사가 활동 중이다.

이밖에 복지부는 복지부 내에 간호업무 전담 태스크포스(TF) 설치를 추진해 체계적인 수급관리를 시행하고,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를 ‘간호인력지원센터’로 확대해 간호인력 지원을 위한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