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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팔레스타인 시위대에 "폭도"' 英 내무장관 경질

박종화 기자I 2023.11.13 19:29:30

수낵 英 총리 개각 단행
캐머런 전 총리, 외무장관으로 복귀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겨냥해 ‘폭도’라고 비난해 구설에 올랐던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이 경질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외무장관으로 복귀한 것도 눈에 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영국 내무부 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12일 개각을 단행, 브레이버먼 장관을 경질했다.영국 총리실은 “수낵 총리가 브레이버먼 장관에게 사임을 요청했고 브레이버먼 장관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브레이버먼 전 장관은 지난주 타임스 기고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그 참가자를 각각 증오행진, 폭도라고 지칭하며 경찰에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친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세력 간 갈등 격화를 우려한 수낵 총리 측은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브레이버먼 전 장관은 이를 거부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기고 내용을 두고 “증오의 씨앗을 뿌렸다”며 비판했다. BBC 등 영국 언론은 브레이버먼 전 장관이 차기 총리직을 노리고 강경 보수 발언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후임 내무장관으론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이 자리를 옮겼다. 외무장관으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2016년 정계 은퇴 7년 만에 다시 복귀했다. 영국에서 전직 총리가 각료직을 맡는 건 알렉 더글러스-흄 전 총리가 1970년 테드 히스 내각에서 외무장관에 임명된 후 53년 만이다. BBC는 외교적 경륜이 풍부한 캐머런 전 총리에게 중동·우크라이나 등 대외 과제를 맡기고 자신은 국내 문제에 집중하려는 수낵 총리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당은 이번 개각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더 밝은 미래를 위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내각 진용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동당은 지난달 수낵 총리가 현상유지를 타파하겠다고 말한 것을 꼬집으며 “(캐머런 전 총리의 복귀로) 13년 보수당 정권의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총리의 우스꽝스러운 주장은 끝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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