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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 부는 공공기관 칼바람…구조조정·통폐합 예고

박진환 기자I 2022.07.20 18:39:21

김태흠 충남지사, 기관 경영평가 등 고강도 구조조정 지시
현 24개에 설립 추진중·계획중인 기관까지 총30개 전국1위
선거공신 및 퇴직공무원들 자리 전락…무분별한 설립 지적

김태흠 충남지사가 4일 충남도청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민선8기 첫 실국원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충남에서도 지방 공공기관 통폐합이라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충남은 다른 시·도와 비교해 출자·출연기관의 숫자가 너무 많고, 기능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기관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은 공기업와 출자·출연기관 등 모두 24개이다. 여기에 현재 설립이 추진 중인 공공기관은 유교문화진흥원, 재난안전진흥원, 국제탄소중립연구원 등이며, 충남관광공사 등 민선8기 공약사업에 포함된 공공기관도 3개로 이를 포함하면 모두 30개에 달한다.

충남도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지사는 회계법인의 경영평가를 거쳐 연말까지 공공기관 통폐합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할 것을 지시했다. 통폐합 대상은 현재 운영 중인 24개 공공기관을 비롯해 설립이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기관 등을 포함해 모두 30개이다. 반면 공공기관의 범주에는 포함되지만 출자·출연기관이 아닌 충남개발공사(공기업), 충남체육회(체육단체), 충남장애인체육회(체육단체), 충남교통연수원(사단법인) 등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의 출자·출연기관은 모두 20개로 서울과 동일하며, 부산(19개), 대구(14), 대전(14) 등 타 시·도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숫자이다. 20개 출연기관에 현재 2437명이 근무 중이며, 올해 본예산 기준 140개 세부사업에 936억 8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 설립이 추진 중인 6개 기관까지 고려하면 모두 26개로 전국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된 기관들도 적지 않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현 충남관광재단과 충남문화재단, 백제문화재단, 역사문화연구원 등의 기관들은 기능이 유사하고, 충남경제진흥원, 충남테크노파크, 일자리진흥원 등도 업무 중복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여성가족연구원과 청소년진흥원, 평생교육진흥원, 인재육성재단 등도 기관들의 업무 성격이 비슷한 상황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최근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관련해 “공무원을 늘리게 되면 공공기관을 줄여야 한다. (반대로) 공공기관을 늘리면 공무원을 줄여야 한다”며 “공공기관은 준 공무원이다. 공무원이 할 수 없는 일들, 비효율적인 일들을 위해 공공기관을 만드는 것이며, 공적인 대행 사업을 하는 것이 공공기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만하게 운영되는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없애거나 유사 공공기관은 통합하는 등 공공기관 개혁과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충남도는 중앙정부와 마찬가지로 공공기관 개혁을 강하고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행정 관련 전문가들은 “그간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은 단체장이 자신의 선거 공신을 내려 보내거나 공무원들이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후 찾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되면서 무분별하게 늘었다”면서 “이를 견제하거나 감시해야할 시민사회단체들도 공공기관에 입성하는 일이 잦아들면서 지역사회에서 혈세 빼먹는 기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도는 공공기관에 대한 회계법인의 경영평가를 거쳐 오는 9월까지 통폐합 기관을 선정, 이르면 연말까지 조례개정을 통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출자·출연기관을 중심으로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된 기관을 기능별로 묶을 경우 10개 안팎의 공공기관이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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