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매파색 옅어진 금통위…채권금리 일제히 하락

하상렬 기자I 2024.01.11 17:13:18

국고채 3년물·10년물 금리, 4.2bp·3.9bp↓마감
''매파'' 조윤제·서영경 위원 4월 임기 만료
"기준금리 인하 논의 시간의 문제일 뿐"
기준금리보다 낮은 국고채 금리, 이창용 "투자자 판단의 몫"

[이데일리 하상렬 유준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으로 8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채권시장은 일제히 강세(금리 하락)를 보였다.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거된 만큼 연내 어느 시점에선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1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가리지 않고 일제히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2bp(1bp=0.01%포인트) 하락한 3.227%에 마감했다. 3년물 금리는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판단한다는 문구가 제외된 통화정책방향문(통방문)이 공개되면서 장중 4.7bp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5년물 금리는 4bp 떨어진 3.257%를 기록했다.

장기물도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3.9bp 떨어진 3.307%를 기록했다. 10년물 역시 장중 통방문이 공개된 직후 4.6bp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20년물은 1.7bp 내린 3.24%, 30년물은 1.1bp 내린 3.198%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이날 금통위를 완화적으로 해석했다. 시장은 ‘추가인상 기대 소멸’에 초점을 맞췄다. 통방문 마지막 문단의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란 문구가 삭제됐기 때문이다.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 문구는 작년 1월 처음 등장해 1년 만에 삭제됐다. 더욱이 금통위 직후 열린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가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5명 전원이 추가 인상보다 동결을 향후 3개월 이후 최종금리로 제시했음을 밝혀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를 공식화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금통위 내 구도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0명’, 동결 ‘5명’으로 변경됐고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 문구도 삭제됐다”며 “4월 매 성향 위원 2명(조윤제·서영경 위원)의 임기 만료를 감안하면 향후 금리 인하 전환은 시간문제”라고 평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입장에서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낮추고 ‘지금은’ 아니지만 정책 전환에 대한 논의가 3개월 뒤에는 있을 가능성이 만들어졌다”고 해석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물론 이날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매파(긴축 선호)적 발언을 통해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금리 인하 논의 시작 자체를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섣부른 금리 인하 돌입 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부작용도 염려했다. 이에 이 총재는 “6개월 이상은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밝혔지만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국고채 금리가 한 달 넘게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상황에 대해 이 총재는 투자자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금리 인하 기대에 관해선 이것이 적절한 수준인지 (투자자들) 본인이 판단하고 그 투자 결과가 나타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