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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란 핵과학자 돌연 사망…배후엔 이스라엘?

김보겸 기자I 2022.06.14 21:38:02

35세 우주항공 과학자·31세 지질학자 숨져
식중독 증세로 며칠만 사망…이스라엘 독살설
핵무장 경계한 '그림자 전쟁' 타깃 확대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란 핵시설과 군사 연구소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진 30대 과학자 2명이 최근 잇따라 의문사했다. 이란 핵무장을 우려한 이스라엘이 이들을 독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핵 기술의 날’ 행사 참석한 이란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사진=AFP)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젊고 건강한 이란의 명문대 출신 과학자 2명이 지난 5월 말 식중독 증세를 호소하다 며칠만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우주항공 과학자 아유브 엔테자리(35)는 야즈드에서 열린 만찬에 참여한 뒤 식중독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 31일 숨졌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관리는 엔테자리 등을 초대해 저녁 자리를 마련한 인물이 종적을 감췄다고 전했다.

지질학자인 캄란 아가몰라에이(31)도 지난 2일 타브리즈로 출장을 다녀온 뒤 구토와 설사 증세르 보이다 사망했다. 아가몰라에이는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 장소 중 하나인 나탄즈 핵시설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들을 독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에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중동의 앙숙 관계로, 공격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다. 이스라엘은 수년간 이란의 핵무장을 방해하기 위해 전문가를 암살해왔다.

NYT는 이스라엘의 ‘그림자 전쟁’ 타깃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고위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의 군인과 과학자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은밀한 공격’도 한층 과감하고 신속해지는 모양새다.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헨리 롬 애널리스트는 “핵 협상 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활동(암살 시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은 이스라엘 곳곳을 목표로 할 것이고, 이스라엘은 이란 깊숙이 침투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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