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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회장 뚝심 통했다..친환경 전기차 부품 소재 개발 광폭행보

하지나 기자I 2023.02.21 18:14:33

바이오플라스틱 이소소르비드..내연성·접착성 우수
전기차 배터리용 친환경 열관리소재 공동개발 추진
전기차 모터접착제 생산..생분해 폴리카보네이트도 개발 중
내년 창립 100주년..새 100주년 주도 핵심사업 부각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삼양그룹이 친환경 소재를 내세워 전기차 부품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원재료인 이소소르비드의 상업화 생산을 본격화한데 이어 이를 활용한 자동차 소재 개발에도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그동안 김 윤 회장이 강조했던 ‘스페셜티(Specialty)’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한 셈이다. 내년 그룹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전기차 소재 사업은 향후 삼양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주도할 핵심 사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사진=삼양그룹)
“옥수수로 플라스틱”..배터리 소재 공동개발 추진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전날 대전 나노팀 본사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친환경 열관리소재(TIM, Thermal Interface Material) 공동 개발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으로 삼양그룹은 자체 개발한 화이트 바이오 소재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를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질하고, 나노팀은 이를 활용해 친환경 열관리소재를 개발하게 된다. 나노팀은 2016년 설립된 국내 전기차용 열관리소재 전문기업으로 소재 국산화를 통해 아이오닉5, EV6등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배터리 열관리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의 열관리소재는 배터리 모듈과 냉각 판넬 사이에 도포돼 배터리의 온도를 관리하는 물질이다. 배터리 온도 관리는 전기차의 성능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을 관리하지 못하면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낭비되고 충전 속도가 느려져 효율이 떨어지고, 사고 시 열폭주 위험이 발생한다. 반대로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배터리의 방전이 빨라지기 때문에 배터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열관리소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열관리소재는 대부분 석유계 제품이 쓰이고 있는데, 삼양그룹이 개발한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삼양사는 20일 대전 나노팀 본사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친환경 바이오 열관리소재 공동개발협약식을 가졌다. 삼양사 강호성 대표(왼쪽)와 나노팀 최윤성 대표. (사진=삼양사 제공)
‘스페셜티’ 새로운 100년의 초석..전기차 부품 본격화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 가공해 만들어지는 이소소르비드는 김 윤 회장이 뚝심있게 강조해 온 ‘스페셜티’의 산물이다.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이소소르비드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의 대체제로 부각되고 있다.

김 윤 회장은 오는 2025년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 제품에서 창출하자는 ‘비전 2025’를 내걸기도 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는 삼양그룹이 1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면서 “새로운 100년의 초석이 될 ‘스페셜티’와 ‘글로벌’에 집중할 것”을 재차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소소르비드는 석유에서 추출한 플라스틱보다 강하고, 바이오 소재여서 토양에서 자연 분해 속도가 매우 빠르다. 삼양그룹은 약 6년간 350여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2014년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는 프랑스 로케뜨(ROQUETTE)사에 이어 두 번째로 이소소르비드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전북 군산에 국내 최초로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연 생산량은 1만5000t 규모로, 향후 설비 효율화와 증설 투자를 통해 연산 3만~4만t까지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삼양그룹은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친환경 전기차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폴리카보네이트에 이소소르비드를 더해 생분해성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플라스틱처럼 가벼우면서도 강도 및 탄성이 뛰어나고 고온에는 강해 배터리 무게 때문에 내연차보다 무거운 전기차의 프레임이나 내장재에 사용된다.

생분해성 폴리카보네이트와 관련해선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책과제의 총괄 주도 업체로 선정돼 자동차용 내장재 부품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전기차 모터코어용 접착제를 개발하고 국내외 전기차 업계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이소소르비드는 친환경적인 부분 외에도 접착성과 내열도가 높아지는 등 기능적으로 개선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앞으로 전기차 친환경 소재 개발에 적극적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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