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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자체가 큰 의미…文 "초당적 지혜 모아야" 洪 "북에 또 속으면 안돼"

김성곤 기자I 2018.03.07 17:52:32

대북 특사단 성과 '엇갈린 평가'
홍준표·유승민 대표 작심 비판
추미애·조배숙·이정미는 옹호
洪·劉, 문정인 특보 해임 촉구
文 "전체발언 맥락 봐야" 거절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함께한 오찬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게 없다”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와의 오찬회동은 별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약 90분간 외교안보 이슈에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점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4월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합의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은 초당적 협력이 아니라 상호 설전만 주고받았다.

특히 이날 오찬회동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초청을 거부해왔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참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현 정부 대북정책에 반대해왔던 제1야당 대표가 참석하면서 초당적 협력을 위한 모멘텀에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대북특사단 활동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물론 뜨거운 감자인 개헌문제 등에서도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홍준표·유승민, 文정부 대북정책 성토…추미애·조배숙·이정미, 화끈한 지원사격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모두발언에서 대북정책을 둘러싼 이견은 극명하게 노출됐다.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단의 성과를 설명하며 초당적 협조를 주문했지만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작심한 듯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북특사단 활동을 칭찬하면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지원사격에 나섰다

홍 대표는 제 1·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개발에 나섰던 전례를 거론하며 “이제 정말 북핵 완성의 마지막 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한테는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 대표는 더 직설적이었다. 유 대표는 “어떤 상황에서도 북의 핵무장을 결코 용인할 수 없고 이 원칙을 김정은에게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며 “어제 발표문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문서로 인정하는 결과로 둔갑이 된다면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의용 대북특사단 방북 성과 비공개 브리핑 도중 언쟁에 가까운 설전

이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대북특사단의 방북성과를 여야 5당 대표에게 설명하는 비공개 과정에서는 불꽃튀는 문답이 이어졌다. 주로 홍준표, 유승민 대표가 대북 비밀접촉 문제를 제기했고 문 대통령과 정의용 실장이 해명 나섰다. 홍 대표는 이 과정을 언쟁이라고 표현했고 청와대 측은 열기가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비밀접촉설을 의식한 듯 대북접촉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를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국외에서 따로 비밀접촉은 없었다”며 “베를린선언부터 시작한다면 우리가 제안한 셈이고 또 신년사를 생각하자면 북한 측에서도 호응을 했다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용 실장은 이에 “판문점에서 주로 (대북접촉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또 특사단의 방북결과 발표에 대해 “북쪽에서 일방적으로 구술을 하고 받아 적어온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체로 우리가 제시했던 부분들이 기대 밖으로 많이 수용된 것”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리며 “성급한 낙관도 금물이지만 ‘다 안 될 거야’, ‘그냥 저쪽에 놀아나는 거야’라고 생각할 일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재와 압박이 중요하다’는 유 대표의 지적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의해서 하고 있고 추가로 미국이 강력한 제재를 별도로 하고 있다”며 “우리가 임으로 풀 수도 없다. 남북대화가 이루어진다고 국제적인 제재 공조가 이완될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文대통령, 홍준표·유승민 문정인 특보 해임 주장에 “전체 발언 맥락 봐야”

이날 회동에서는 문정인 외교안보 특보의 거취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준표, 유승민 대표가 문정인 특보의 각종 발언 논란을 이유로 해임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거두절미한 채 문제를 삼았다며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강연 중에 어느 한 대목만 떼어놓고 문제 삼은 것이다. 전체 발언의 맥락을 봐야 될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정부 관계자들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그것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은 국가적 비극일 수 있다는 홍 대표의 지적에 “궁극적인 목표는 비핵화”라면서도 “핵폐기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쳐서 완전한 핵폐기에 이르도록 합의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미국하고 집중적으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특사단 방북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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