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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 검출 샘물 시중에 유통..환경부 뒷북 대응

이지현 기자I 2015.09.01 17:43:02

해태음료 철원공장 제조 샘물 등 우라늄 국제 기준 초과
적발당시 관련 기준 없어 시중에서 그대로 판매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유명 음료회사 생수가 시중에 유통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일 환경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2014년 하반기 먹는샘물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판된 53개 생수 중 해태음료 철원공장 샘물과 이동장수샘물에서 국제기준치 이상의 우라늄이 검출됐다.

해태음료 철원공장에서 제조한 샘물의 우라늄 농도는 1리터(L) 당 39.3마이크로그램(㎍)으로 미국의 먹는 물 수질기준(30㎍/L)을 9.3마이크램 초과했다. 이동장수샘물 1리터에 포함된 우라늄 농도는 162.1마이크로그램으로 국제기준치를 5.4배나 초과했다.

LG생활건강(051900)의 자회사인 해태음료가 철원공장에서 생산 중인 제품으로는 코카콜라음료 주식회사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휘오(Vio) 순수다이아몬드’와 ‘휘오 다이아몬드EC’, ‘다이아몬드자연비경금강수’, ‘휘오다이아몬드샘물’ 등이 있다. 이동장수샘물은 ‘산청금강샘물’, ‘청솔’, ‘마실수록’, ‘설악산수’, ‘백운이동샘물’ 등을 OEM으로 제조하고 있다.

우라늄은 자연방사선 물질이다. 장시간 인체에 유입되면 생식조직에 축척, 암 또는 조산, 기형아 출산의 위험을 높인다. 기준치 이상의 우라늄이 검출됐지만, 당시에는 국내 먹는 샘물에 대한 우라늄 검출 기준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이들 기업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연방사성물질 검출량이 건강에 바로 이상이 생기는 정도는 아니다”며 “국내 기준치를 초과했을 때는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데 당시만 해도 국내 기준이 없어 제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1년이 지난 7월 1일부터 자연방사성물질인 우라늄을 먹는샘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추가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때문에 7월 이전에 기준치를 초과한 샘물은 아무런 제재 없이 시중에서 판매된 것이다.

한정애 의원은 “이미 EU, 미국은 물론 중국에도 있는 먹는 물에 대한 유해물질 기준이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미규제 유해물질 모니터링 조사도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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