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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백 43일, 고성 오간 여야 회동…상임위 배분 놓고 물밑 다툼(종합)

이상원 기자I 2022.07.12 17:50:40

의장 주재 첫 원내대표 회동…1시간 만에 파행
제헌절 전 원 구성 협의 공감대 외 이견 지속
행안위·과방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신경전

[이데일리 이상원 이수빈 기자] 국회가 공전한 지 43일째인 12일 권성동 국민의힘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첫 회동을 가졌으나 `통 큰` 합의 없이 신경전만 이어갔다. 다만 민생 입법 추진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바 제헌절인 오는 17일 전으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데에만 뜻을 모았다. 한편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는 이유로 핵심 상임위를 둘러싼 여야의 `물밑 다툼`이 제기되고 있다.

김진표(가운데) 국회의장이 12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여야 회동 한 시간 만에 파행…사개특위 이견 여전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지난 4일 본회의에서 선출된 김 의장 주재로 원 구성 협상을 이어갔다. 김 의장이 원 구성 협상에 관해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고 그간 양당의 원내 수석간 물밑 협상을 이어온 바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점쳐졌으나 양측은 협상 시작 전부터 모두발언 순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파행을 예고했다.

모두발언에서도 양측은 원 구성 지연을 두고 `네 탓` 공방만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국회 원 구성을 협상을 통해 마무리 짓고 여야가 그동안 무너진 신뢰 회복하면서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온 마음과 온 힘을 함께 쏟았으면 한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그는 “단순히 후반기 국회 (상임위의) 18개 위원장을 누가 맡을지에 대한 협상만이 아니라고 믿는다”며 “그동안 국회가 국민에게 왜 불신받았는지, 2년 단위로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정쟁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되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원 구성은 간단하다. 국회의장을 뽑고 상임위원장을 뽑으면 된다”며 “그런데 검수완박(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 구성에 걸림돌이 되는지 저는 지금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다. 말로만 `민생 민생` 하지 말고 상임위 구성부터 하자”고 사개특위 구성과 원 구성 협상을 분리했다.

시작 전부터 기 싸움을 벌인 여야 회동은 비공개 회의에서 5차례 고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제헌절인 오는 17일 전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 짓자는 데에만 공감대를 이루고 원 구성 협의는 전혀 이루지 못한 채 여야 회동은 한 시간 만에 결렬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개특위 넘어 행안위·과방위·정보위 사수 나선 여야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주요 상임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해 주요 상임위를 선점해야 한다는 입장인 한편 민주당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방어 수단으로서 주요 상임위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행안부 내 경찰국을 오는 8월 말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행정안전위원회는 양당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임위가 됐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12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후퇴와 관련된 문제이고, 과거 치안본부 시스템으로 돌아가자는 발상을 용납할 수 없다”며 행안위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보였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또한 종합편성 채널을 관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 역시 과방위 이슈다.

정보위원회도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이 행안위와 과방위를 가져가는 대신 상대적으로 비인기 상임위인 정보위와 여성가족위를 내주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행안위와 과방위를 갖기 위해 정보위를 안 하겠다고 실무 협상에서 이야기가 나와 아연실색했다”고 밝혔다.

세부적 원 구성 물밑 다툼에 여야 합의는 멀었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식이라면 제헌절까지도 원 구성이 어려울 수 있다”며 “알력 다툼만 하다가 민생은 또 뒷전이 됐다”고 한탄했다.

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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