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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부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는 1938년 국가총동원법을 날조해서 조선인들을 강제로 납치하여 집단적으로 강제적으로 학살했다”며 일제의 만행을 꼬집었다.
이날 귀빈들은 대체로 2~3분 가량 짧게 환영사나 축사를 이어갔지만 리 부위원장은 작심한 듯 12분여 가량 일본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내놨다. 과거사 뿐만 아니라 현재 일본의 주장에 대해서도 “과거 범죄에 대해 사죄와 인정은커녕 과거 범죄사를 축소 은폐하고, 날조된 역사 교과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독일 나치와 빗대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범죄는 독일의 유태인 말살 범죄를 능가하는 가장 악랄한 범죄”라며 “패망후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묻은 침략역사와 과거의 범죄에 대해 사죄와 보상은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충분한 배상을 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은 “도이칠란드는 나치스 피해자들 172만 9000명에게 28억 7600만 유로의 배상을 했다”며 “얼마 전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에게 배상하라는 남측 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일본은 저들이 배상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이 북한에 대해 납북자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데 대해서도 “일본인 납치 문제만을 떠들면서 오히려 우리 공화국을 물고늘어지는 등 적반하장격으로 놀아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 부위원장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는 것은 국제법적인 관례”라며 “일본은 모든 피해자 가족에게 공식사과와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은 한편 한반도 평화교류 협력 분위기에 대해서는 긍정적 기류를 전했다. 그는 “지금 조선반도에서는 극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며 “민족의 화해와 평화, 자주통일과 번영을 위한 성스러운 대행진은 이제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강렬한 희망과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리 부위원장은 “단 몇 달 사이 세차례 북남 수뇌상봉과 조미 수뇌상봉이 이뤄지고 역사적인 북남 공동성명과 조미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은 조선반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도래하는 평화의 시대, 역사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라며 “북과 남이 손을 맞잡고 일본의 과거 죄악을 파헤치며 다시는 우리 후대들에게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긍정적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