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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대정전' 사태 재연될라…전자업계, 긴장 속 예의주시

배진솔 기자I 2021.07.19 17:20:04

이번주 전력 공급 예비력 4.0~7.9GW…전력 수급 첫 고비
2011년 9월 ''순환정전 사태'' 재연 가능성에…대비책 분주
삼성전자, 급배기팬부하 조절…SK하이닉스, 혹서기 대비나서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른 무더위와 산업생산 증가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공급 예비 전력이 예년보다 일찍 안정권을 벗어난 가운데 24시간 공장 가동이 필요한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한전 전남 나주 본사 종합상황실 모습 (사진=뉴시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번 주 전력 공급 예비력이 4.0~7.9기가와트(GW), 예비율은 6~7%대로 떨어져 전력 수급의 첫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 이른바 ‘9·15 월 대정전’ 당시 최저 예비력(3.43GW)에 근접한 수준이다.

예비력은 전력 공급량에서 현재 수요를 제외한 것으로 10GW를 넘어야 안정적인 수준으로 본다. 예비율 역시 10% 이상을 유지해야 발전기 고장 등 돌발 사고로 인한 대정전에 대비할 수 있다. 지난 12~16일의 경우 예비력은 10GW 아래로 떨어졌고, 예비율도 10.1~11.8%에 그쳤다.

특히 오는 21일부터는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고 밤 최저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냉방기 사용 급증에 따른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2011년 9월 순환정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순환정전은 전력 수요가 공급 능력을 초과해서 발생하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전력공급사가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일시 중단하는 것을 뜻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의 경우 항상 일정한 온도·습도·압력 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24시간 가동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생산라인 일부가 멈추면 연쇄적으로 다른 공정에 문제가 생기고 다시 회복하는데 짧게는 수일, 길게는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진 자체적으로 전력예비율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예비율이 더 떨어질 경우 공용공간의 냉방을 조절하고 급배기팬 부하를 조절하는 등 전력감축활동을 할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3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30분간 정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약 5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혹서기 전력 사용량 폭증에 대비해 △냉방설비 가동시 적정 실내온도 준수 △미사용 전기 제품 플러그 뽑기 △층간 이동시 계단 이용 등 전기 사용량 절감을 임직원에 안내했다.

LG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과 달리 24시간 가동체제는 아니지만 폭염에 따른 정부의 급전지시와 정전 등 비상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들에 수요 감축 요청(DR)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와 수요 감축 협약을 맺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4000여개 기업들은 전력예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거래소의 요청을 받는다. 기업들은 1단계로 에어컨, 조명 등 절전 모드에 들어가고 2단계로는 비상발전기를 이용해 과부하가 생긴 부분에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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