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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은행권의 핀테크기업 소유방안 검토‥해외진출 적극 지원

장순원 기자I 2018.11.16 16:42:56

이 총리 은행장과 첫 오찬 간담회
지방은행, 지자체 금고 선정시 배려 검토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세번째)가 1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오찬에서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순원 김영환 기자] 정부가 시중은행이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를 직접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돕겠다는 계획이다.

16일 국무총리실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15개 은행 및 국책은행 은행장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 이 총리가 은행장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핀테크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이 총리는 “4차 산업혁명에 금융도 선제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인수)필요성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배석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관련 내용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현재 관련 법령에 따라 금융기관은 핀테크 기업의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이 총리는 또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려면 비식별화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대해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기업은행이나 대구은행처럼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은행권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자 이 총리는 “금융기관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 경쟁에서 시중은행과 견줘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은행을 배려해달라는 요청에 “지자체가 지방은행을 일정 부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국무총리가 은행장을 직접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오찬간담회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부에서는 실세 총리가 은행장을 불러모아 정부정책에 협조를 구하는 관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이 총리는 “이날 자리는 은행권에 당부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감사드릴게 네 가지, 말씀 듣고 싶은 것이 세 가지 있다”며 은행권의 얘기를 듣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도 “금융·산업현장에서 치열하게 뛰는 은행장들을 한 번 격려해달라 요청해서 마련한 자리”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오찬은 주로 은행장들이 건의하고 이에 대해 정부 측 입장을 정리하는식으로 진행돼 예정된 시간에서 한 시간이 지난 오후 2시께 끝났다. 행사에 참석한 한 은행장은 “이 총리께서 하고 싶은 얘기 다 하라고 했다. 시종일관 메모를 하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았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은행권에서 진행하는 일이나 경영상 어려움을 가감없이 전달했다”면서 “도움이 된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과 최병환 국무1차장, 최창원 총리실 경제조정실장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오찬에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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