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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미스터 없나요"…세븐일레븐, 품귀 현상에 '즐거운 비명'

송주오 기자I 2018.06.05 16:11:26

4월말 업계 처음 출시 후 매출 1.7배 증가
수요 폭증으로 지날달 말부터 점포별 발주 제한
이마트로 소비자 몰리면서 매출 상승 연쇄 효과도

버지미스터가 인기를 끌면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사진=세븐일레븐)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지난 4월 말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 열풍이 심상치 않다. 이제 겨우 출시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버지미스터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또 다른 판매처인 이마트로 몰리면서 매출 상승 연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5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버지미스터의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버즈미스터는 스페인 최대 맥주 제조사 ‘담’(Damm) 그룹이 생산하는 것으로, 필스너 계열의 수입 맥주다. 쌉싸름한 홉향과 풍부한 거품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미가 일품이며, 가볍고 상쾌한 바디감이 특징이다.

버지미스터가 인기 돌풍을 일으키는 배경에는 낮은 가격이 있다. 세븐일레븐은 500㎖짜리 4캔을 묶어 5000원에 판매 중이다. 그동안 공식처럼 굳어진 ‘수입맥주 4캔=1만원’ 공식을 무너뜨렸다.

버지미스터가 국내 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맥아 함량은 70% 이상으로 국내 주세법상 맥주 기준(10% 이상)을 충족하지만, 첨가물 중 알긴산(해초산)을 포함하고 있어 주세법에 따라 기타주류에 속하게 됐다.

일반 맥주와 맛은 흡사하지만 반값인 덕분에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이는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마지막 주에는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본사 측이 가맹점포에 발주 제한 조치까지 내릴 정도로 물량 부족에 시달렸다.

‘버지미스터 열풍’은 이마트로 옮겨붙고 있다. 또 다른 판매처인 이마트로 소비자들이 이동하면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마트의 월별 버지미스터 매출 신장률(전월 대비)을 살펴보면 3월 13.2% 역(逆)신장을 기록한 뒤 4월엔 27.6%로 반등했다. 이어 5월에는 50%로 곱절 가량으로 뛰었다. 세븐일레븐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인한 홍보 효과가 이마트 매출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버지미스터 물량 부족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물량을 들여오긴 했지만, 원활한 공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세븐일레븐 측은 점포별 발주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담사와 버지미스터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해 오는 7월쯤 정상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초도 물량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소진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보다 상황이 다소 나아졌지만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다음 달부터는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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