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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매출의 37%까지..통신3사, 미디어가 효자

김현아 기자I 2019.05.07 14:54:38

11년 만에 방통융합은 성공.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과 경쟁 전면화
제일 장사 잘한 곳은 LG유플러스
반격하는 SK텔레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08년 상용화된 IPTV가 11년 만에 통신3사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KT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무선수익(1조7325억원)의 37.01%(6412억원)을 미디어와 콘텐츠에서 거둬들였다.

다른 회사들은 아직 IPTV 매출이 무선 매출의 20%가 되지 않지만, 매년 두자릿수로 성장하는 미디어 수익이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지난달 상용화된 5G 시대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사들이 개인고객 대상 5G 킬러 아이템으로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홀로그램이 접목된 실감형 미디어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마무리된 실적에 따르면 통신3사 미디어 분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SK텔레콤 17.9%, KT 15.7%, LG유플러스 23.8% 등 각각 두자릿수로 증가했다.

특히 KT의 경우 KT스카이라이프와의 결합상품(OTS)과 콘텐츠 수익이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해도 미디어 수익이 무선 수익의 37.01%를 차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고,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합병하면 통신사의 무선 수익과 미디어 수익간 격차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1년 사이에, 무선수익은 SK텔레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KT 0.5% 등 감소했다. 25%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 등 요금인하 영향때문이다. LG유플러스만 0.8%증가했는데 이는 접속수익이 7.4%나 늘어서다.
▲통신3사 2019년 1분기 실적 분석(자료 각사)
◇방통융합은 성공..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과 경쟁 전면화

통신사 실적에서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은 통신사들이 방송·통신 융합을 매개로 ‘IT플랫폼’ 회사로 변신하는 첫 단계 전략은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1분기 네이버가 웹툰 등 콘텐츠 서비스에서 350억원을 벌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과 SK텔레콤이 5G 시대 검색 광고에서 영상 광고로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고 디지털 미디어랩 인크로스를 인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통신사와 인터넷 포털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리라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상파3사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티브로드 인수를 추진 중이며, KT는 합산규제 논의가 일단락되는 대로 딜라이브 인수를, LG유플러스는 지분을 인수하는 CJ헬로와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광고회사였지만 올해 상반기 15억 상금의 웹툰 공모전을 여는 등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CJ ENM 출신 김성수 대표를 영입한 카카오는 이미 콘텐츠 회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통신·인터넷 회사간 미디어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불붙었다”고 평했다.

◇장사 잘한 곳은 LG유플러스..반격하는 SK텔레콤

1분기 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장사를 잘한 곳은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순증가입자는 13만 명으로, SK브로드밴드 11.9만명, KT 11만명을 앞섰다. 1분기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KT가 796만6000명으로 1위이며, SK브로드밴드(485만명), LG유플러스(414만9000명) 순이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혜택 덕분에 얼리어답터 고객 위주로 5G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미디어가 우량 무선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CFO)은 “5G는 내년에 600~700만 가입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미디어와 AR·VR,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며 “옥수수 5GX관 개관에 이어 VR 실감형 아이돌 방송도 준비한다. (지상파3사와 함께하는) 통합 OTT는 국내 최대 유료 가입자 기반 OTT로 성장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상파3사의 ‘푹’과 ‘옥수수’를 통합해 넷플릭스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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