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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말이음센터 중계사들이 대량 사표 낸 사연은?..KTCS가 배려해야

김현아 기자I 2019.01.07 16:05:12

시험탈락자 고용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아
시험탈락한 중계사들, KTCS에서 전환배치 적극 고려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새해부터 공공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KT새노조가 비정규직 직고용(무기계약직 전환)을 두고 며칠째 갈등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 통신중계사들 이야기인데, NIA가 지난해를 끝으로 업무를 위탁했던 KTCS와 계약을 끊고 전환시험을 거친 중계사들을 직고용하려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손말이음센터는 전화통화가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수어나 문자로 중계통역해주는 곳으로, 34명의 통신중계사들이 일해왔다.

그런데 NIA와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 지회가 합의한 대로 전환시험을 치룬 결과, 34명 중 18명만 합격했다. KTCS에 남기로 한 4명과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1명을 빼면 29명이 시험을 봐서 18명이 통과했고 11명이 탈락(실기평가에서 3명, 임직원 면접에서 8명)이 탈락한 셈이다.

◇시험탈락자 고용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아

시험 결과가 나오자 KT새노조는 시험 절차가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고 장관표창 수상자가 탈락하는 등 면접도 불공정했다고 비판하지만, 시험 단계별 문자통지와 세차례 설명회를 거친 점이나 블라인드 면접의 특성을 고려하면 시험 자체가 불공정했다고 보긴 어렵다.

KT새노조는 부실한 시험관리에 대한 책임과 ‘NIA가 전환시험시 중계사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다’고 한 만큼 시험에서 탈락한 중계사들을 직고용하라고주장하나 이 역시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시험관리 자체에 부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전환 시험에 탈락한 사람까지 고용하기로 합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NIA와 노조측과 합의한 절차대로 직고용을 진행했고 결과가 나왔는데 승복하지 않는다면 공공기관 취업을 바라는 다른 청년 구직자들에대한 특혜가 될 수도 있다.

◇시험탈락한 중계사들, KTCS에서 전환배치 적극 고려해야

하지만, 그래도 남는 문제가 있다. 탈락한 11명의 중계사들이 실직 상태라는 점이다. 손말이음센터 통신중계사들은 작년 12월 19일을 전후로 다니던 KTCS에 사표를 냈다. KT새노조는 ‘중계사들이 전환시험에 응할 때 KTCS에 사표를 제출하는 조건을 내걸어 시험탈락은 사실상의 해고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취재 결과 안타까운 사정이 있었다. NIA는 ‘노조 성명서가 나올 때까지 사표 제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고, KTCS는 ‘NIA에 알릴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NIA 관계자는 “1월부터 노조와 협의기구를 만들었지만 대구 이전 반대 등을 주장해 11월 초에야 전환절차 등에 합의했다”며 “센터운영을 맡는 쪽과 전환시험을 맡는 쪽이 달라 사표 제출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KTCS 관계자는 “작년 12월 31일자로 NIA 위탁 계약이 종료돼 한 달 전부터 KTCS에 남을지, NIA로 갈지를 물었다”며 “남는 인력은 전환배치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NIA와 협의하지 못한 것은 노조 측에서 전환 과정에서 우리가 빠지길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압박 때문이었든, 결과적으로 그리됐든, NIA와 KTCS간 소통이 전혀 안 된 탓에 전환시험 탈락자들이 원래 다니던 직장마저 잃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KTCS나 NIA가 큰 잘못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갑자기 직장을 잃은 중계사들을 구제하는데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며 “NIA 무기계약직 전환 시험에서 탈락한 중계사들이 원한다면 KTCS에 남아 다른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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