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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주 씨앤앰 대표 “헬로비전 가치와 씨앤앰 가치는 다르다”(일문일답)

김현아 기자I 2015.12.23 18:00:0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달 케이블TV방송업체인 씨앤앰의 신임 대표로 취임한 전용주 사장이 23일 기자들과 만나 씨앤앰의 향후 전략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 내내 “M&A를 위해 온 게 아니다. 인력 구조조정도 없다. 나는 성장전문 CEO”라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SK와 CJ딜이 되면서 씨앤앰 M&A가 단기간에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자꾸 ‘사주세요’ 한다고 해서 팔리는 게 아니다. 회사 가치가 살아나면 저절로 관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조5000 억원 대의 가격을 부른 반면 시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원해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얼마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씨앤앰하고 얘기도 좀 있었다. (그런데) 조건과 내용이 안 맞았다. CJ하고는 아주 빠르게 진행 됐다. 요구하는 조건이 리즈너블한 수준이라 내고를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은 전용주 사장과의 일문일답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조5천억을 부르는데 너무 비싼 거 아닌가. 230만 가입자에 2조5천억이면 410만 유료방송 가입자에 CJ는 1조에 매각됐는데

▲IPTV가 출현한 지금은 10여 년전 케이블TV가 독점적 위치에 있을 때보다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지역 가입자 기반의 CJ헬로비전과 달리 수도권 1위 사업자로서의 씨앤앰의 가치는 다르다. 씨앤앰은 강남, 강북, 경기도 북동부 등에 가입자를 갖고 있다.

-내년 2월이 되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자 내기도 어렵다는 소문이 있는데

▲10여년간 한번도 문제가 없었고 앞으로도 문제가 없다. 우리는 서비스 기업이어서 현금흐름이 뒷받침 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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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주 씨앤앰 신임 사장
회사 사명은 왜 바꾸려 하는가

▲씨앤앰, cable & more는 케이블에서 좀 더 라는 의미다. 그런데 5년 전 IPTV가 나오면서 경쟁 상황이 바뀌었다. 통신사가 미디어를 인수할 정도로 향후 비전이 굉장이 큰 시장이다. 단순히 케이블, 방송서비스가 아니라 홈서비스컴퍼니로 가야 한다. 또 초고속인터넷가입자는 50만 명에 불과한데, 통신사가 방송을 치고 들어온다면 우리도 통신, 초고속인터넷에 투자해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결합상품을 위해 무선쪽 역시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다. 해지방어를 위해 필요하다.

홈 IoT는 내부적으로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기존에 나온 보안 등의 상품과 차별화할지, 아니면 동등한 수준부터 제공할 지 고민중이다.

-씨앤앰 분할 매각 이슈는 없어진 것인가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하지만 SK와 CJ딜로 인해 소강 상태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현장 조직을 강화했다는데. 또다른 구조조정의 전초아닌가.

▲2년동안 매각에 집중하면서 직원들 사기가 저하됐다. 구조조정 없다. 얼마전 CFO, 가입자 서비스 부문, 미디어 서비스 부문으로 간소화하는 조직개편을 했고, 영업과 기술부문을 합쳐 4만~5만 명의 고객 풀 단위로 분할하고 현장책임제를 도입했다. 이는 영업과 기술이 힘을 합쳐 소사장제처럼 하라는 의미다. 고객에게도 좋다. 강남과 강북, 경기 북동부 등의 가구 수는 480만 명인데 우리 가입자는 현재 230여만이니 절반의 시장이 남아 있다. 나는 성장전문가이지, M&A 전문가가 아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를 100%로 끌어올린다고 했는데. 투자는 얼마나 하는가.

▲매각에 집중한 2년을 빼면 씨앤앰은 케이블 업체 중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 중 한 곳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같은 것, 제일 먼저 했다. 현재 70% 수준인 디지털케이블가입자 수를 내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 8VSB(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방송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해주는 주파수 전송방식) 도입 등에 50억 원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홈 IoT 등에도 투자금이 필요할텐데

▲전 지역에서 하는 건 너무나 힘들다. 일단 테스트베드로 해서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확산시키겠다.

-N스크린 서비스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티빙이 CJ E&M으로 가서 CJ쪽 콘텐츠로 특화되듯이 각자도생, 특화가 트렌드가 아닌가 한다. 우리도 IHQ소속 연예인들의 사인이나 소유품 등을 연계한 ‘스타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른 회사 콘텐츠까지 넣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그러면 어렵다.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SK와 CJ합병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디지털 미디어 사업이 고도화되면서 통신이 미디어 인수는 이해가는 일이다. 다만, 딜에 대한 판단과 승인여부는 규제기관이 담당할 몫이어서 관망하고 있다.

-통신이 미디어를 잡아 먹거나 하는 건 아닐까. 케이블이 나갈 방향은.

▲이에 대해선 다른 복수종합유선방송(MSO) 대표님들과는 인식 차가 있다. (산업의 어려움을) 규제기관이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지 말고, 어떻게 고객의 다른 포인트(메리트)를 공략해 가입자를 찾아올지 연구해야 할 때다.규제에 목매선 안 된다.

-통신과 미디어의 인수합병이 본격화될 것 같나.

▲태광 티브로드가 내년 초 IPO를 하고 나면 (유치된 신규자금을 기반으로) 뭔가 다른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한다.

-PP협의회의 케이블TV방송협회 분리 독립 요구에 대해선 어찌보는가. PP인 IHQ 대표이기도 한데.

▲좀 중립적이다. 분리요구가 이해도 되고. 다만 협회 적립금을 사업자들이 나눠 쓸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선 법적인 문제가 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법률해석으로인해) 오래 걸릴 수 있다.

-씨앤앰 복귀 소감은.

▲2007년 YTN미디어 대표로 방송업계에 첫발로 시작했다. 2008년 씨앤앰의 당시 채널사업 자회사 Dramax와 YTN미디어 합병을 성사시킨 이후 씨앤앰의 PP 자회사였던 CU미디어 대표 및 씨앤앰 미디어전략본부장으로 씨앤앰의 콘텐츠사업 성장을 주도해 왔다. 3년전 매각작업 시작과 더불어 IHQ의 대표로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복귀했고, 올초 IHQ와 CU미디어의 합병 후 씨앤앰의 자회사 대표로 재 복귀했고 이번에 위기 상황인 씨앤앰의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최근 몇 년간 씨앤앰의 임원으로 주요회의에 참가, 콘텐츠사업 이외에도 가입자사업(Network 사업)의 내용을 깊이 파악하고 있어 빠르게 업무수행에 적응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게 그랬듯 언제나 쉽지 않은 길, 도전의 길을 가왔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최대 가입자기반이라는 고객자산을 가지고 씨앤앰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면 반드시 새로운 씨앤앰으로 재성장 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자신만의 경영철학은.

▲15년전 로펌(김앤장)의 회계사를 그만두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첫발을 디딘 후 현재까지 방송업계에서 철저히 현장 전문경영인으로 지내왔고 한번이라도 쉬웠던 상황은 없었다. 항상 위기가 존재했었고 어려운 숙제가 도전으로 다가왔지만,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전문성을 키우면서 어려운 문제를 하나하나씩 해결해 왔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적극적인 마인드로 문제를 해결하고 주주/채권단/임직원을 설득해 공동의 목표에 집중(동참)하도록 설득하면 씨앤앰이 재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15년간 종사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인적 네트워크와 창의성에 기반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보다는 인적자원이 훨씬 중요도가 큰 분야다. 이해관계자들의 의지와 실행을 함께 모으고 동참시키는 능력이 CEO로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열린경영을 통해 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것이 곧 경영이라는 것이 저의 소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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