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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설립자인 모리스 창은 지난 4월 인터뷰에서 미국 의회의 500억달러(약 64조원) 규모 반도체 지원안을 “값비싼 헛수고”라고 표현했다. 한국이나 대만에서의 시설 운용 비용이 미국보다 저렴해 미국에서는 반도체 생산이 쉽지 않고 해당 분야에서 기술 격차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앨리슨 교수와 슈미트 전 CEO는 이를 국가 안보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IT업체들은 거의 모든 제조를 대만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생산이 멈추거나 중국의 손에 들어간다면 이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만 해협에서의 분쟁은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 안보로 직결되기 때문에, 자국 생산을 늘려 미국의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두 사람은 ‘미국 혁신 및 경쟁법’의 조속한 통과 외에도 △적극적인 해외 반도체 기업 유치를 방법 중 하나로 제시했다. 삼성과 TSMC를 예로 들었다. 두 회사 모두 미국에서 파운드리 생산시설(팹)을 짓기로 했으나, 미국의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서는 더욱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첨단 반도체가 아닌 기존 반도체의 생산을 대폭 늘리고, △연구개발(R&D)과 제조 사이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해당 기고문을 통해 두 사람은 중국이 반도체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중국이 이르면 2025년 대만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중국은 반도체 공급망제 중요한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실리콘의 전세계 생산량 70%, 텅스텐 80%, 갈륨 9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반도체 제조에 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미국 혁신 및 경쟁법’을 제안했으나, 아직 의회에 머물러 있다. 두 사람은 의회가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미국의 투자는 중국 정부 투자 규모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봤다.
앨리슨 교수와 슈미트 전 CEO는 “미국은 반도체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수준의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동원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