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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형 회계기준원장 “재무정보에 무형자산 가치 반영해야”

이명철 기자I 2018.09.14 17:18:20

“현재 재무제표 유형자산 중심…실제 기업가치와 격차”
“투자자 원하는 방향으로 재무보고 원칙·방식 변해야”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 원자이 14일 열린 개원 19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사진=한국회계기준원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투자자가 원하는 재무정보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 유형자산 뿐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첨단 기술 같은 무형자산이 기업 영업환경과 재무여건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은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개원 19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현재 재무보고는 기업이 가진 실물자산 중심의 유형자산으로 구성됐다”며 “급격한 변화를 겪는 기업과 시장환경을 고려할 때 무형자산에 대한 재무정보의 질은 획기적으로 향상돼야 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재무정보에서 정확히 계산된 기업의 손익 못지않게 사업 환경과 구조, 경영진 노력 등 투자와 투자 성과에 대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 재무제표를 통해 제공되는 재무정보에는 경영자들이 고민하는 사업모델이나 인력, 기술, 경쟁구도 등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현재 재무보고는 전통적 산업이 중시하는 공장, 설비, 건물, 창고 같은 유형자산의 금액을 취합하고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사업모델, 인력, 기술, 경쟁구도는 충분히 표시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내용이나 증감도 보여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회계기준원에 따르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대차대조표상 순자산가치는 각각 140조원, 160조원, 80조원이지만 시가총액 기준 기업가치는 각각 850조원, 700조원, 600조원에 달한다. 네이버(035420) 같은 국내 신성장기업도 기업가치와 회계상 가치 차이가 크다.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끌어올리는 기술이나 독점 사업모델 같은 요인이 회계산 자산으로 기록되지 않아 회사 가치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영업권 같은 무형자산은 일부 재무보고에 포함되지만 금액 측면에서 비중이 적은 편이다. 김 원장은 “무형자산 비중이 상상 이상 커지고 투자자들이 원하는 정보가 무형자산 정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재무보고의 원칙과 방식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류충렬 카이스트 교수, 송민섭 서강대 교수가 ‘무형자산 재무보고의 현황·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류 교수는 “기업과 국가 경쟁력에서 무형자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회계처리에서 논쟁이 있다”며 “무형자산 관련 회계처리는 정보 이용자 요구를 반영하는 회계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경영자 시각에서 기업 재무제표 해석 정보와 재무제표에 대한 추가 정보, 기업 이익과 현금흐름의 질·변동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MD&A) 공시를 대안으로 제안했다.

김 원장은 “현재 재무보고에 포함된 무형자산에 대한 보고와 공시가 투자자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향후 무형자산에 관한 연구를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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