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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크루거 前 IMF 부총재 "美, 올해 금리인하 없을 수도"

하상렬 기자I 2024.06.27 17:57:29

글로벌 석학 앤 크루거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간담회
"인플레 높고·노동시장 빡빡…금리인하 없어도 안 놀라워"
"韓, 연준 결정 무조건 따르지 않아도…자국에 맞게 결정"
"한은, 경상·무역수지, 에너지가격 등 지표 살펴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이같은 연준 결정에 따를 필요는 없지만, 전 세계 경제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따랐다.

앤 크루거 스탠퍼드대 석좌교수가 27일 세계경제연구원과 신한은행이 공동 주최한 서울 국제컨퍼런스 참석에 앞서 국내 언론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수석부총재 출신의 앤 크루거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27일 세계경제연구원과 신한은행이 공동 주최한 서울 국제금융컨퍼런스 참석에 앞서 진행한 국내 언론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크루거 교수는 미국이 현재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고,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판단됐다. 단기간 내 금리를 인상하진 않겠지만,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크루거 교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해소가 안 됐고, 노동시장이 굉장히 ‘빡빡해’(tight) 물가 상승폭보다 임금 상승폭이 더 크다”며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연준 결정에 각국 중앙은행들이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답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크루거 교수는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 결정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에 더해 전 세계 거시경제 상황과 자국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국과 완전히 다른 것을 봐야 한다”며 “한은은 경상수지나 무역수지를 눈여겨 봐야하고, 에너지가격 등 지표도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크루거 교수는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원화 고유의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것은 향후 중국의 무역과 관련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좋지 않은 미·중관계로 무역 측면에서 한국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이 이같은 여파를 완충하기 위해선 제3시장을 찾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지금으로선 인플레이션이나 거시경제 문제를 보면서 대응해야 할 텐데 미국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유지되는 것이 원화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은이 이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크루거 교수는 미국 경제가 내년까지 2.5% 안팎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초과 수요 현상이 얼마나 이어지고, 방대한 재정적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 아직 불확실하다”면서도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을 상정하면 2.5% 안팎으로 성장률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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