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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코드 맞추기…발 빠른 국민은행

정두리 기자I 2022.08.04 18:31:10

금융당국 정책 기조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여
9월 안심전환대출 신속 상담 위한 선제적 대응
금융소비자 지원 강화 프로그램 가동
금리상한형 주담대 상품성 강화도 가장 먼저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금리 인상기 취약차주 부담 경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이런 기조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사진=국민은행)
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안심전환대출’ 상담에 대기 없이 상담 가능한 콜봇 서비스 ‘톡톡(Talk Talk)’을 이달 중 지원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총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사업은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첫 금융정책 상품이다. 오는 9월 중순부터 신청을 받을 계획이며, 대상으로 선정되면 대출 시점의 보금자리론 금리 대비 0.3%포인트 인하하고 고정금리로 전환해 줄 계획이다.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인 만 39세 이하 저소득 청년층에는 추가 우대금리(0.1%포인트)를 제공한다.

앞서 정부는 2019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했다. 당시 2주 만에 대출 신청금액이 73조원을 넘어가는 등 수요가 폭발했는데, 신청자들 중 절반 가까이 반년 이상 심사를 기다리다 탈락을 통보 받으며 ‘희망 고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에 차주들은 안심전환대출의 가능 여부 등 문의가 급증한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벌써부터 안심전환대출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콜봇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시행해 고객분들이 신속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의 콜봇 서비스는 음성인식기술(STT)과 음성합성기술(TTS)을 활용해 채팅이 아닌 음성으로 신속한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센터에 안심전환대출 관련 문의를 했을 때 상담원 대기시간 없이 즉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자체적인 금리 인하 등 취약차주 금융 부담 경감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4월과 5월 시행한 가계대출 금리 인하에 이어 지난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에 ‘이자 장사’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내자 재빨리 ‘금융소비자 지원 강화 프로그램’을 내놨다. 저소득 근로자 및 영세 사업자 등 제도권 금융소외계층 대상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의 신규 금리는 연 1%포인트 인하했으며, 대출 금리 연 7%를 넘는 차주가 만기를 연장할 경우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년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는 올해 말까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대한 보증료도 지원한다.

또한 정부 주도로 지난해 출시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이 판매 기간을 연장하자, 시중은행 가운데 연간 금리 상한 폭을 가장 빨리 인하해 상품성을 강화한 곳도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5일 금리상한형 주담대의 판매 기간이 연장됨과 동시에 연간 금리 상한 폭을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인하해 해당 상품 취급을 주도하고 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또는 5년 간 금리 상승 폭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이자 상환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출 상품으로, 변동금리 주담대를 이용하던 은행에서 기존 대출에 특약을 추가하는 형태로 가입할 수 있다.

실제 국민은행은 금리상한형 주담대가 판매가 연장된 지난달 15일부터 31일까지 119건(269억원)의 상품을 판매했다. 이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며, 국민은행이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판매한 건수가 35건(61억3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대책 기조에 맞춰 취약 차주 지원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금융사가 눈에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은행권의 실효성 있는 금융 취약 차주 지원 프로그램을 당국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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