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6260억원 규모를 사들였고, 기관은 129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7918억원을 팔았다. 외국인은 7월16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오다 이날 순매수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의 반등세는 반도체를 둘러싼 긍정적인 시그널이 그간 주가를 끌어내렸던 업황 불확실성 우려를 일부 해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국 필라델피아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2%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온세미컨덕터는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에 11.7% 급등했다. 자동차와 산업용 수요 가속화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AMD는 2.3%대 올랐고 NXP세미컨덕터는 약 1.3% 올랐다. 대만 TSMC도 전일 1.7% 상승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7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최근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했고, 역대 7월 수출액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부진 원인으로 꼽히는 메모리 반도체 정점 우려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 주가와 반도체 수출 데이터 중에 주가는 선행하고 수출 데이터는 후행하므로, 요즘처럼 반도체 대형주 주가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는 시기엔 수출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감소한다”며 “그럼에도 수출 데이터가 피크 아웃 우려 대비 양호하단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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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아직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끝날 시점이 아니다”며 “4분기와 내년 1분기 중 수요 증가 또는 공급 제약 요인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요인으로는 DDR5 전환, 미국 국방부 클라우드 프로젝트 JWCC,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 증가 등을 꼽았다.
이에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과 메모리 고점 우려가 해소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세 번째 상승 랠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은 공급망 차질에 의한 세트 생산 둔화에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경계하고 있지만, 주가는 이미 상당부분 선반영했다”며 “피크아웃 우려가 해소되면서 상승 사이클 속 반도체 주가는 재차 상승 반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상승 사이클이 늘어졌다는 것은 메모리 업황이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를 이겨내고 전진한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보다 4000원(3.45%) 오른 12만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12만원대로 오른 것은 7월16일(12만1500원) 이후 12거래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