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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대우조선 인수 불참…‘메가 조선사’ 탄생 초읽기

김미경 기자I 2019.02.12 14:09:17

산은 “대우조선 인수후보자에 현대중 확정”
수주잔량 세계 1·2위…점유율 21%로 껑충
중국과 일본 등 글로벌 경쟁서 유리해질 것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세계 1위 조선사(수주잔량 기준)인 현대중공업이 2위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글로벌 조선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메어드급 조선사 탄생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이 확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에 관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맺고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의향을 물었다.

산은 측은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 제안 요청에 전날 참여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통보했다”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산은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구조는 현대중공업을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과 현대중공업(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조선합작법인에 현물출자해 조선합작법인의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 산하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편입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통합법인의 1대 주주가 되고, 산은은 현물출자 대신 신주를 배정받아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면 기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빅3’ 체제에서 1강 1중 체제로 재편된다.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지난해 7년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를 달성한 만큼 대형 조선사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부문에서 이뤄지는 초격차 전략이 조선 부문에서도 발휘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운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14만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잔량을 보유 중이다. 2위인 대우조선(584만4000CGT)을 인수하면 세계 시장점유율은 21.2%로 높아진다.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3000CGT)와는 3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지고, 5위 삼성중공업(472만3000CGT)과 비교하면 4.8배 수준으로 규모가 커진다. 그야말로 매머드급 조선사의 탄생이다.

규모 뿐 아니라 저가 출혈경쟁이 완화돼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두 업체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분야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선에서 일본, 중국 등을 앞도할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71척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이 25척, 대우조선해양이 18척, 삼성중공업이 18척을 수주했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69척을 포함해 2023년까지 293척의 LNG선이 신규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술력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쇄빙선,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 현대중공업의 기술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방위산업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와 해군이 발주한 대형 함정과 잠수함 건조 대부분을 맡아왔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이 성사되면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의 자이언트가 된다”며 “합병 조선소는 중국 국영 조선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에 서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조선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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