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인 위원장은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식을 통해 “위원회가 2년 전에 출범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애완견이길 원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충분히 워치독 역할을 해야 한다”며 “힘든 일이 되겠지만 우리가 노력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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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위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 정책과 감독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문재인정부 때인 2020년 8월에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등에 흩어져 있던 개인정보 관련 기능을 통합해 중앙행정기관으로 출범했다.
개보위는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개인안심번호 △인공지능(AI)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표를 비롯한 AI 챗봇 ‘이루다’ 후속 대책 △개인정보정책 미래 의제를 논의하는 개인정보 미래포럼 등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구글, 메타 등 글로벌 IT 기업의 불법 개인정보 수집·활용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1987년 행정고시(31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윤 위원장은 2020년 8월 위원회 출범과 함께 취임했다. 윤 위원장은 임기를 약 1년 남긴 지난 7월21일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오후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임 개보위원장에 내정했다. 내정 소식이 알려진 뒤 윤 위원장은 이임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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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일간 위원회를 이끌어온 윤 위원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위원회가 어떤 정신을 가져야 하는지 말하고 싶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1920년대 원유 독점 문제는 경제적인 독점뿐 아니라 미국 민주주의 위기와 결부돼 있었다”며 “데이터가 원유 역할을 하는 지금은 감시자본주의, 프라이버시 침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싸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이슈는 앞으로 100년간 더 갈 것”이라며 “데이터를 다루는 규칙을 정하고, 잘못된 오남용에서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개인정보위의 시대적 소명이자 덕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데이터를 전기처럼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3가지를 염두에 달라”고 당부했다. 우선 그는 “기업에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과감히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이윤을 독점한 구글이 체리피킹(좋은 것만 고르는 행위)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둘째로는 시장의 규제, 운용 규칙을 재창조해 독점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스스로 전기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처럼, 정보 주체(이용자)의 주체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협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3가지 당부를 한 뒤 그는 “그동안 함께 해서 행복했다”며 이임사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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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위원장의 수행비서를 맡았던 이재광 사무관은 이임식 연단에 나와 “취임식 때 언급한 전문성, 혁신, 소통을 솔선해 실천한 위원장과 함께 일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열정 가득한, 실력 있는, 다정한 리더로 기억할 것이다. 초대 위원장으로서 다져놓은 기반 위에 우리 위원회는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