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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3.6원) 대비 17.3원 뛴 1390.9원에 마감했다. 장 시작부터 역외환율 급등에 따라 19.4원 오른 1393.0원에 출발한 뒤 20원 안팎의 상승폭을 이어갔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1395.5원까지 오르면서 1400원 돌파까지 5원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고가·종가 모두 2009년 3월 30일 기록한 1397.0원, 1391.5원 이후 최고치다.
그나마 일본의 시장개입에 따라 엔화가 반등하며 환율의 추가 상승을 방어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미국 물가 쇼크로 엔화 변동성이 커지자 이에 대응할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마련돼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엔 환율은 당국의 개입 이후 1% 이상 급락하며 143엔 아래로 내렸다. 이날 오후 5시께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1.35% 하락한 142.9엔에 거래되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에선 오는 20~21일 개최될 9월 FOMC까지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은 만큼 환율이 충분히 1400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화가 최근 석달 간 엔화, 유로화 하락에 비해서도 낙폭이 더 큰 상황”이라면서 추가 약세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국내증시는 1%대 하락했고, 국고채 금리도 장단기물 모두 오르면서 약세장을 연출했다. 다만 국내증시는 개인의 매수세가 어느정도 방어하면서 낙폭이 제한됐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4~5%대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1640억원 순매도 하면서 전일 대비 1.56%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외국인이 60억원 가량 팔고 기관이 1750억원 가량 순매도 하면서 1.74% 내렸다.
국고채 시장도 미 국채 금리 급등에 급격한 약세 흐름을 보였으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한계는 3.0~ 3.25% 수준으로 이미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으로 정해져있다는 인식에 3년물 금리가 3.5%대에서 마감하면서 상승폭을 일부 되돌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중 3.661%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선 전일 대비 0.049%포인트 오른 3.585%로 마감했다. 2년물 금리는 0.083%포인트 오른 3.623%를, 5년물 금리는 0.023%포인트 오른 3.619%를 기록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3.7%대까지 오르면서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영향이다. 장기물 금리 오름세는 제한적이었다. 10년물, 20년물 금리는 각각 0.031%포인트, 0.004%포인트 오른 3.651%, 3.510%에 마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고채 금리도 장 초반 20bp(1bp=0.01%포인트) 이상 튀면서 급격한 약세 흐름을 보였으나 오후로 갈수록 상승폭을 줄였다”면서 “미국도 경기 침체 우려를 생각하면 울트라스텝은 무리가 있는데다가 한국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25bp씩 올리는 점진적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공언한 상황이라 국고채 시장의 약세 정도는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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