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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능 체계적으로 정비…年 관람객 1500만명 시대 연다"

윤종성 기자I 2019.07.10 15:32:56

영화·드라마 제작 장소로 제공
양주 온릉은 연내 정비해 개방
4대궁 등 관람료 현실화도 추진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이 ‘중장기 발전방안(2019~2023)’을 발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가 일제에 의해 훼철(毁撤)된 궁궐과 왕릉(궁능)을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체계적인 복원·정비작업을 추진한다. 또 궁능을 영화, 드라마, K팝 뮤직비디오 등 한류 콘텐츠 제작 장소로 제공하고,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지역을 추가 개방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 문화 유산인 궁능의 방문객 수를 15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 내 궁능 관련 부서들을 통폐합해 올해 정식 출범한 궁능유적본부는 10일 경복궁 흥복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2019~2023)’을 발표했다. 2016년 1300만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궁능 관람객 수는 2017년과 2018년 1100만대로 감소했다가, 올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상반기 현재 궁능 관람객 수는 고궁 520만명, 조선왕릉 120만명 등 총 640만명대.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지난해 주춤했던 궁능 관람객 수가 올들어 반등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올해 고궁 관람객 수는 신기록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복원이 진행 중인 경복궁, 덕수궁, 사직단은 건축물 중심의 복원에서 건축과 조경, 복원과 활용을 모두 고려한 ‘통합 복원’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경복궁은 2045년까지 조선 후기 중건 당시 500여 동의 41%인 205동을, 덕수궁은 2039년까지 1906년 중건 당시 130여 동의 41.5%인 54동을 복원한다. 또 사직단은 2027년까지 16동을 복원할 에정이다.

복원과정은 BMI(Building Information Modeling)를 활용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BMI는 시설물의 생애주기 동안 3D 가상공간을 이용해 설계· 시공·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작성해주는 첨단 기술이다. 복원 과정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조선왕릉은 종합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해 단계별로 이행하고, 능역 내 부적합 시설 이전을 서두른다. 또 조선시대 정원 관리 기구인 장원서(掌苑署)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궁·능 전통조경자원센터를 건립한다. 궁능의 방재·안전을 위해 통합 상황실을 신설하고, 폐쇄회로(CC) TV는 2023년까지 200만화소 고화질로 교체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 도입과 직영사업단 강화, 문화재위원회 궁능분과 신설 등도 추진한다.

전각 개방범위도 확대한다. 올해 창덕궁 희정당과 덕수궁 즉조당 개방하는데 이어, 내년에는 경복궁 흥복전을 추가 개방한다. 흥복전은 2015년 복원을 시작해 지난해에 건축물을 다 지었고, 상반기에 조경 작업을 마쳤다.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조선왕릉 2기 중 하나인 양주 온릉은 올해 개방한다. 온릉은 중종비 단경왕후 무덤이다.

매년 봄 열리는 궁중문화축전은 내년부터 5대 궁과 종묘에 사직단을 추가하고, 조선왕릉은 능 주인공과 연계한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숲길을 조성한다. 조선왕조 어가행렬 등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장애인 관람 확충, 해설 서비스 언어 확대 등도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임신부와 동행 보호자 1인 무료입장을 시행하고, 석조전 음악회와 같은 품격 있는 활용 콘텐츠를 보강한다. 이와 함께 4대궁·종묘 및 조선왕릉 관람료의 현실화를 추진한다. 현행 관람료는 △경복궁·창덕궁 3000원 △창경궁·덕수공·종묘·왕릉 1000원 등에 불과해 외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입장이다.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은 “이번 중장기 발전방안은 새롭게 출범한 조직의 비전과 정책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발전방안을 토대로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인 궁능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 연간 150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게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내년에 개방되는 경북궁 흥복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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