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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펀드` 열돌…이채원 한국밸류 CIO "기업 내재가치만 보겠다"

송이라 기자I 2016.04.25 19:22:30

"'성장의 함정' 조심해야…하반기 펀드 수익률 반전할 듯"
"일본기업 3, 400개 탐방…확신들 때 투자 시작할 것"

사진=한국투자밸류운용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우리의 목표는 남보다 많이 버는 게 아니라 남들이 깨질 때 안 깨지는 겁니다. 과거 10년처럼 시장 유행이나 대중의 인기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기업 내재가치만 보고 투자하겠습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사진)는 25일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 1호’펀드(이하 10년투자펀드) 10주년을 맞이해 장기 펀드 가입자들 앞에서 자신의 가치투자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이날 초대된 고객은 최소 3년 이상, 길게는 10년 동안 이 편드에 투자한 사람들이다. 밸류운용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장기투자고객 550여명을 초청해 ‘10년 투자!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행사가 시작된 4시 전부터 행사장은 투자자들로 붐볐다. 장기투자 고객인지라 중년 이상의 연령대가 주를 이뤘다.

10년투자펀드의 출시 때부터 책임 운용역을 맡아온 이 부사장은 무대에 올라 “지난 2006년 4월18일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이 156.79%”라며 “수익률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10년간 든든하게 지지해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운용역들과 투자자들이 직접 만나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10년투자 펀드가 출시된 첫날 만들어진 계좌는 53개. 10년이 지난 현재 이 중 32%인 15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5명이 8년 이상 계좌를 보유자다. 국내 전체 펀드투자자 중 5년 이상 장기투자자의 비율이 34.6%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부사장은 기업의 내재가치만 보고 투자한다는 가치투자 원칙은 향후 10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치의 3대 요소는 기업의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한 것”이라며 “어떤 주식 1주의 가치는 옛날에 번 돈과 지금 버는 돈, 앞으로 벌 돈의 합계이며 우리는 3개 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10개 종목을 투자한다면 3~4개는 성공하고 3~4개는 실패하고 나머지 3~4개는 평균 수익을 낸다”며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 과거 10년보다는 나은 10년이 될 수 있도록 운용하겠다”고 다짐했다.

10년투자펀드의 최근 2년 수익률은 -2%대에 머무르고 있다. 2014년 이후 화장품과 바이오 등 고성장 모멘텀 주식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탓이다. 이에 대해 이 부사장은 성장주들은 늘 ‘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이다보니 어떤 기업이 조금만 성장하면 돈이 다 쏠려버린다”며 “그러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 주가는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KT(030200) 주가가 1999년 IT버블 당시 19만9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3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펀드는 이러한 성장의 함정 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최근 수익률이 저조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성장가치가 아닌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가 높은 쪽으로 관심이 이동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펀드 수익에서 가장 크게 기여한 종목으로는 삼성전자(005930)를 꼽았다. 70만원대에 사서 120만원대에 매도한 종목이다. 가치투자 철학에 가장 가까운 종목은 동아타이어(007340)를 들었다.

반면 해외투자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해외쪽은 잘할 수 있는지 아직 확인이 안됐다”며 “지난 3년간 아시아, 특히 일본의 400여개 기업을 탐방했고 매년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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