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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인터내셔널은 그동안의 사업과 거리가 먼 유리 제조 기업을 인수 대상으로 택했는데, 이는 한국유리공업이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유리공업은 국내 점유율 2위 유리 제조 기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2019년을 제외하곤 최근 5년간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왔다.
또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의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신제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유리 분야를 지속 가능한 신규 사업으로 보고 다양한 소재 분야 시장 진입에 속도를 높여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추가 확보할 것”이라며 “스마트글라스 등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LX인터내셔널은 현재 생분해 플라스틱(PBAT) 사업,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운영 사업 등 다양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 인수에 따라 사업의 불확실성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탄소배출권 사업 확대 등 친환경 사업을 통해 녹색사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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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해 3월에도 자동차·자동차부품 제조·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후 러시아 합작법인을 통해 부품용 플라스틱 사출·도장 공장을 건설하고, 차량용 플라스틱 부품 생산업체인 신기인터모빌의 인수 협상을 벌이는 등 제조업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엔 국내 한 기계부품 회사 지분을 인수하고자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국내 종합상사업계 1위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역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트레이딩(38.8%)·에너지(30.9%)·투자법인(30.3%) 사업 등에서 고르게 나왔는데, 다양한 신성장 사업 육성 등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기업 체질을 바꾼 덕분이라는 게 포스코인터내셔널 측 설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와 함께 구동모터코아 등 전기차 부품 사업, 우즈베키스탄 면방 사업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도 최근 열린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통 상사의 역할을 넘어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천연가스 생산·개발업체인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해 친환경 수소 사업을 확대하고, 구동모터코아 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부품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단순 트레이딩의 저(低)수익 사업모델을 뛰어넘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미래사업에 집중하는 종합사업회사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