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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연출 김홍승 "신화 다루지만 사람에 주목했다"

김미경 기자I 2015.05.14 17:36:11

국립오페라단, 광복 70년 기념작 선보여
韓 정서 담은 창작오페라 활성화 기대
아리아 2곡 추가…무술·전쟁장면 볼거리

내달 6~7일 공연하는 창작 오페라 ‘주몽’의 김홍승 연출이 14일 서울 정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립오페라단).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립오페라단 창작오페라 ‘주몽’의 김홍승 연출은 14일 “국내에서 창작 오페라가 공연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연출로서도 행운”이라며 운을 뗐다.

김 연출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오페라 ‘주몽’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의 정서를 담은 창작오페라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의미에서 공연 준비에 힘쓰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의 광복 70주년 기념작이자 ‘2015년 제6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폐막작인 주몽은 공식참가작 5편 가운데 유일한 창작 오페라다. 2002년 국립오페라단의 위촉으로 초연한 박영근 작곡의 ‘고구려의 불꽃-동명성왕’을 13년 만에 새롭게 복원한 작품이다. 고구려 건국 신화와 주몽 설화를 바탕으로 영웅 주몽의 일대기를 그린다. 최승한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김홍승이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주몽에는 바라톤 우주호가, 소프라노 박현주가 황후를 연기한다.

김 연출은 초연에 비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도록 ‘재미’에 중점을 뒀다. 그는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를 대중에 쉽게 선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재미있게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전 공연이 역사, 신화, 전쟁, 영웅 등 고전주의가 중심 축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실주의적인 가족 이야기, 사랑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관계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오페라가 고루하고 전통적인 기법을 선보여왔다면 영상과 첨단기법을 통해 많이 보완했다. 다만 작품 의미가 적절히 섞이도록 다듬었다. 우리의 정서를 담는 데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홍승 연출은 “웅장한 전투장면과 대규모 군무, 알에서 태어나고 소년, 청년으로 변화하는 신화성을 재현하는 등 한국적인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다”며 “다음주부터는 주몽 등 주역들이 무술을 따로 1시간씩 배운다.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초연과 달리 아리아 두 곡도 새롭게 추가됐다. 밀도 있는 음악으로 정평 난 박영근 작곡가는 “유리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만나는 장면에 두근거리는 설렘과 흥분을 넣고 싶었다. 연소서노의 아리아는 떠나는 비통한 심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아리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예랑과 주몽의 아리아가 한국적인 선율과 색채가 많은데 반해 반음계적(드라마틱한 선율)이다. 그러나 친숙해서 들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석 국립오페라단 본부장은 “기존 서양의 레퍼토리에 비해 많은 관객들이 오지 않는 것이 창작 오페라의 한계였다”면서 “(주몽은) 우리의 것을 담으면서도 합창단원도 서양 오페라 보다 많은 110명이다. 외국 무대에서 서양 작품과 당당히 견줄만한 수준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내달 6~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3만~10만원. 02-586-5284.
오는 6월 6~7일 공연하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주몽’의 제작자 및 출연진이 14일 열린 기자간담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영석 국립오페라단 본부장, 김홍승 연출, 박영근 작곡가, 황후예씨 역의 소프라노 박현주, 주몽을 맡은 바리톤 우주호(사진=국립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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