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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年900명 채용↓…교사들 "지역여건 감안해야" 반발(종합)

신하영 기자I 2020.07.23 16:08:08

교육부 “2023~2024년 초등교원채용 최대 900명 감축”
통계청 지난해 인구추계서 “초등생 10년 뒤 172만 명”
“통계청 인구추계 토대로 22년 교원수급계획 구체화”
교원단체 “대도시 과밀학급 해소 위한 수급계획 필요”

[이데일리 신하영·신중섭 기자] 저(低)출산 여파로 초등학생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하자 교육부가 교원 신규 채용규모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초등교원은 최대 연 900명, 중등교원은 최대 250명씩 줄어들 전망이다.

중등교사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임용대란 논란이 컸던 지난 2017년 8월 서울 중구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 열린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미래교육 대응 교원수급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학생 수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8년 5월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통해 교원 신규채용 규모를 제시했다. 하지만 통계청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초등학생 수가 10년간 93만명(35.1%)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자 교원채용 규모의 추가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0년 뒤 초등생 93만명↓…교원채용 감축 불가피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특별추계에 따르면 초등학생 수는 2020년 256만명에서 2030년 172만명으로 감소한다. 앞서 2018년 추계에선 초등학생이 2030년 226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1년 뒤 54만명이 더 줄어든다며 전망치를 수정한 것.

이에 따라 교육부도 초등교원 신규채용 규모를 더 줄이기로 했다. 2018년 발표한 수급계획에선 2022년 신규채용 규모를 3830명~3930명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나온 계획에선 3380~3580명으로 수정했다. 연간 350~450명을 더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연간 3000명 내외로 초등교원 채용규모를 제시하면서 최대 연 900명 추가 감축을 예고했다.

반면 중등교원 채용 규모는 2022년까지 연간 최대 4410명으로 동일하다. 다만 2023년부터는 ‘4000명 내외’로 신규 채용규모를 제시, 당초보다 최대 연 250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특별추계에 따라 2030년 초등학생 수가 당초 예상보다 54만명 추가 감소하는 데 비해 교원 채용 감축 규모는 최소화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윤소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초등교원 채용은 조금 줄어들지만 중등교원은 2018년 발표한 교원수급계획을 사실상 유지하는 수준”이라며 “2021년~2024년 공립 초등교원 채용규모를 일부 감축하되 기존 수급계획에 대한 신뢰보호 차원에서 감축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초등교사 1인당 학생 2023년 OECD 평균 도달

실제로 10년 뒤 초등학생 수는 당초 추계보다 24% 추가 감소하지만 교육부가 제시한 2022년까지의 교원 신규채용 추가 감소폭은 100명~450명에 그친다. 다만 2023년 이후부터는 교육부가 ‘3000명 내외’를 제시하면서 연간 추가 감소인원이 최대 900명에 달할 전망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학생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초등의 경우 2023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2명에 도달한다. 중등은 2018년 13.3명으로 이미 OECD 평균을 달성했다. 윤소영 과장은 “OECD 평균이라는 그간의 양적 목표 중심의 교원수급정책에서 탈피, 한국교육이 미래교육을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교원수급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통계청이 2021년 발표할 예정인 인구추계에 따라 2022년 상반기에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한 교원수급정책 추진계획을 구체화해 5년 앞을 내다보는 교원수급계획을 내놓겠다는 것. 이 과정에서 실제 교원 채용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학생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지면 교원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서다.

교원단체 “지역별 여건 고려한 수급계획 필요”

교원단체는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교원수급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을 OECD 수준에 맞춘다 해도 도시 과밀학급은 늘고 농어촌은 학생 수가 줄어들 수 있다”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원 수급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적정 학급당 학생 수에 대한 현장 의견 수렴과 연구가 진행돼야 하며 도심 과밀학급 문제 해소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교원 채용 규모와 학급당 학생 수 산정을 경제 논리로 통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당초 교육부는 통계청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따라 교원채용 규모를 더 줄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초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신규채용 감축 최소화에 방점을 둔 추진계획을 내놓게 된 것. 코로나19의 재유행이나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 학생 간 거리두기가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또 향후 원격수업이 활성화될 것을 감안해 학생 간 학력격차를 막기 위해서라도 교원 채용 감축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과장은 “학교방역을 위해 안전한 학급당 학생 수 유지가 필요해졌고 원격수업 활성화로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도·상담이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계획은 교원 신규채용의 감소폭을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등·중등교원 신규채용 규모(자료: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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