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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전국적인 ‘홍역 집단발병’ 없을 것”

박일경 기자I 2019.01.22 16:14:12

확진자 31명으로 늘어…안산서 미접종 영아 1건 추가
韓, 2014년 홍역퇴치 선언에도…4년 만에 ‘최고치’
전 세계 발병자 ‘2017년 15만→작년 23만명’ 급증
“국외유입 증가…해외여행지 ‘감염 예방경보체계’ 구축”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정은경(사진) 질병관리본부장은 22일 “당분간 산발적 발병 사례로 홍역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으나 전국적인 집단발병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감염 확산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나 불안감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 근처의 한 식당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 홍역 예방접종률은 약 97%에 달해 거의 대부분 국민은 홍역 감염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10시 기준 홍역 확진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홍역 첫 환자가 신고된 이후 현재 총 31명의 홍역 확진자가 신고됐다. 이는 △2015년 7명 △2016년 18명 △2017년 7명 △2018년 20명(잠정) 등 우리나라가 홍역 퇴치를 선언한 2014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31명 가운데 집단 발생은 대구, 경기(안산·시흥지역) 2건에 28명이다. 9건이던 경기도 안산시에서 추가로 1건이 보고됐는데 백신 미접종 영아 사례로 확인됐다.

산발사례 발생은 서울·경기·전남 등에서 각각 1명씩 3명에 달한다. 산발적으로 발생한 3명은 각각 베트남·태국·필리핀 여행 후 홍역 증상이 발생해 해외 유입사례로 판단하고 있다. 환자 연령대를 보면 만 4세 이하 16명, 20대 9명, 30대 6명이다. 해외 여행경력이 있는 산발 사례 3건은 모두 30대다.

정 본부장은 “한국은 지난 2014년 홍역 퇴치를 선언하고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인증까지 받았으나 전 세계적인 홍역 박멸이 이뤄지지 않아 국내 퇴치에도 해외 유입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외 여행지에 대한 ‘감염 예방경보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에서 발생한 감염병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현지 감염병 역학조사 및 공중보건 위생 상태 정보 등을 수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발생 감염병을 신속하게 감지함과 동시에 공중보건 위기에 긴급 대응하도록 전담인력 확보 및 예산 확충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홍역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7년 약 15만명이 걸린 홍역은 베트남·태국·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작년엔 23만명으로 53%나 급등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동남아·유럽 등 홍역 유행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1967년 이후 출생자 중 △홍역 병력이 없고 △홍역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풍진(MMR) 예방접종을 최소 1회 이상 맞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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