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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장(교수)는 2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토파즈홀에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국회의원 김병욱(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창현(국민의힘)과 공동 주최한 ‘한국의 규제혁신,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세계에서도 통용될 만한 합리적 규제를 고민하되, 규제 도입 전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병욱 의원은 한국만의 갈라파고스(고립된 규제)가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고, 윤창현 의원은 “새로운 산업에 전통적인 룰이 그대로 적용돼 원격의료와 마이데이터 등에서 아쉬운 면이 많다”고 개선점을 짚었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새로운 현상이 있으면 규제부터 고민한다”며 “100개 중에 3,4개가 잘못될 수 있지만, 사회적 자연정화로 인해 문제가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규제를 먼저 들이대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신산업이 꽃피우기 전의 규제를 우려했다.
발제에 나선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은 리컬테크(법률 플랫폼) 산업에 대해 “한국을 제외하면 리걸테크가 기존 시스템 속에 젖어들어 법률서비스 비용을 낮추는데 일조하고 있다”며 “누구나 확인 가능한 정보를 토대로 AI(인공지능)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한데, 기존 규제(변호사가 아닌 자와의 동업 제한 등)를 그대로 담보하는 것은 또 다른 장벽 세우기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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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비대면)진료’ 부문에선 조심스러운 규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의료계와 정보기술(IT) 업계의 중간자적 입장을 전제한 뒤 “당뇨환자를 예로 들면 측정검사 결과 어떤 사람은 비대면 진료를 하면 안된다든지 의학적 룰 세팅이 필요해 법률만 가지고는 할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업계와 병원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고 데이터 공유와 흐름 이런 것들이 어떤 규제하에 가져갈 것인가 깊에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보미 뱅크샐러드 변호사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애로사항을 언급했다. 전 변호사는 “마이데이터 취지가 고객의 흩어진 금융정보를 모아서 분석하고 상품을 추전하는 거인데, 지금은 추천 행위가 대출 등 각각 판매대리중개업에 종속돼 있다”며 맹점을 꼬집었다. 이어서 “은행과 금융투자업 등에 종속되지 않은 중개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의견을 냈다. 이성엽 교수는 “별도의 법을 만들어 대출과 카드, 보험 등을 한꺼번에 취급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두면 어떨지 계속 논의 중”이라고 개선 방향을 알렸다.
김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장은 규제 샌드박스의 적극적 활용에 의지를 보였다. 김 과장은 “규제 개선 요구가 있을 때, 안전성 판단을 바로 할수 없더라도 규제 샌드박스에서 제한적 실증을 해보고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규제개선 여부를 가늠해보면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 샌드박스와 연계한 운영방식도 고려하는 등 고도화할 필요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