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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말고 SNS 알려줘”…코로나19 ‘뉴노멀’, 일상에 남았다

조민정 기자I 2022.04.26 14:55:12

“전화번호 말고 SNS”…코로나19가 낳은 ‘뉴노멀’, 살아남았다
“일상 복귀해도 코로나 이전과 똑같진 않네”
캠스터디·재택근무…비대면 문화 곳곳에 남아
“비대면의 장단점, 취사선택해야…대면문화와 병행”

[이데일리 조민정 김윤정 기자] “길거리에서 누가 말을 거는데, 전화번호가 아니라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달라고 하더라고요.”

이른바 ‘코로나 학번’인 대학교 2학년 박모(21)씨는 얼마 전 낯선 경험을 했다. 모르는 남자가 다가와 “마음에 든다”며 SNS 계정을 알려달라고 한 것. 휴대폰 번호를 묻던 고전적인 방식의 ‘헌팅’과 다르다. 박씨는 “전화번호를 알려주긴 부담스러운데 인스타 아이디는 괜찮다”며 “요새 마스크 때문에 속았단 말도 있어서 그런지 실물사진을 보고 나서 연락할지 말지 선택하려고 이런 문화가 생겨난 것 같다”고 했다.

대면수업이 실시되면서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캠퍼스에 나와 점심시간을 즐기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코로나19 이후 일상으로의 복귀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코로나시대가 낳은 ‘뉴노멀’, 즉 비대면 문화 일부는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몇 년간 수업을 들은 대학생들은 “캠퍼스 등교는 좋지만 조별과제는 오히려 비대면이 효율적”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비대면 스터디를 그대로 이어가기도 한다.

고려대 학생 조경준(25)씨는 “지난 학기까진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었는데 번거롭게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절약돼서 될 수 있으면 조별과제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건 비대면으로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사람을 안 만나다 보니 사생활이 더 분리돼서 새내기들은 밥 약속 잡을 때 번호 아닌 인스타를 교환한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박모(22)씨는 “코로나 때부터 하던 ‘캠스터디’를 계속 하기로 했다”며 “모여서 공부하면 수다 떨고 놀게 되는데 ‘줌공’(줌 공부)을 하다 보니까 오히려 공부도 잘된다”고 했다.

재택근무 등 코로나19 유행 때 적용한 새 근무방식을 이어가는 회사들도 있다. NHN은 고사양 IT 장비를 지원, 직원들이 재택근무와 오피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을 계속 누릴 수 있게 했다. 지난 1일 출범한 NHN Cloud는 기본 주4일 재택근무제를 도입했고 NHN Dooray!와 NHN Soft는 각각 월 2회, 주 8시간의 오피스 근무를 제외하곤 전면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SK네트웍스, SK텔레콤 등도 재택근무를 정식 근무 형태로 인정하고, 직원들의 자율 선택에 맡겼다.

직장인 김예진(29)씨는 “유연근무를 해보니 출퇴근 시간도 아낄 수 있고 업무에 지장도 없는 것 같다”며 “팀장께 주1회 재택근무 방침을 유지하자고 건의해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메타버스로 진행된 숙명여대 축제 모습.(사진=독자 제공)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그동안 집단 문화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앞당겨졌다”며 “포스트코로나에도 비대면 문화중 일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대면 문화를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음에도 사회적 분위기상 실시하지 못했는데 코로나로 장벽이 허물어졌다”며 “비대면의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대면 문화도 병행하는 문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대면화로 인해 정서적 교류가 감소한다는 문제점은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757일만에 되찾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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