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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 "실내 체험 동물원, 동물 학대에 전염병 위험도…대책 마련해야"

박순엽 기자I 2019.07.24 15:03:56

24일 실내 동물원 개장한 타임스퀘어 앞 기자회견 열어
"동물 학대뿐만 아니라 사람에도 전염병 위험 있어"
동물원 측 "사육사 등이 생태·동물 상태 철저히 관리"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등 11개 동물 보호 단체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영등포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에 동물원 운영에 대한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사진=박순엽 기자)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동물 보호 단체들이 동물 학대와 질병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실내 체험 동물원의 확산을 규탄했다. 이들은 또 실내 체험 동물원 등 이른바 ‘유사 동물원’ 운영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등 11개 동물 보호 단체는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영등포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내 체험 동물원은 갇혀 있는 동물을 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가축의 양쪽에 전염되는 병) 전파까지 일어날 수 있는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은 존재”라며 “정부는 실내 체험 동물원 등을 포함한 동물원 운영에 대한 관리를 엄격히 하고, 국회는 동물원 관련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개최한 타임스퀘어 영등포점에선 이날 실내 체험 동물원 ‘주렁주렁’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은 주렁주렁을 비롯한 실내 체험 동물원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실내 체험 동물원은 대부분 복합 쇼핑 시설이나 상가 건물 내부에서 운영된다”며 “이러한 조건에선 동물에게 생태적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육 환경이 제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아무리 좋은 동물원도 동물 복지 훼손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100종이 넘고 수천 마리 달하는 야생 동물들을 쇼핑몰 한구석에 전시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체험·실내·이동 동물원, 동물 카페 등 유사 동물원과 수족관이 난무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관람객들이 야생 동물과 신체적으로 접촉하면 동물로부터 인수공통전염병이 옮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인도주의 수의사 모임 휴메인벳의 최태규 대표는 “외국에서 수입돼 검역 과정을 거치고 난 뒤 국내 동물원에 도착한 지 며칠 안 돼서 죽는 야생 동물들이 매우 많은데, 이런 동물을 부검해보면 한국엔 없는 온갖 기생충 세균 바이러스가 발견된다”며 “이런 동물을 만지라고 하는 시설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동물원을 쉽게 개정할 수 있는 현재 법을 지적하며 동물원 운영 조건 강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동물원·수족관의 허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여러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다만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실내 체험 동물원 측은 사육사 등으로 구성된 동물원 직원들이 생태 환경, 동물들 상태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중태 주렁주렁 콘텐츠기획본부장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동물을 들여올 수도 들여올 필요도 없다”며 “주렁주렁에 있는 동물들은 모두 일반 가축들처럼 농장이나 동물원에서 태어나 길러진 동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물 단체의 주장과는 달리 주렁주렁엔 30여종 약 100마리 동물 만이 있다”며 “관련법에 따라 동물원 허가를 받고자 노력했으며 현재 동물원·수족관 법 규정도 제대로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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